금융정보화추진協, 범용표준안 제정 완료

발급 방식 등 금융사들과 협의 후 상용화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시각장애인을 외면해오던 금융권에 ‘점자카드’가 상용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한국은행 산하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는 금융권 범용 점자카드 표준 제정 작업을 완료하고 심의를 진행 중이다.

이번 표준안은 제각각인 금융사의 점자카드 규격을 하나로 통일해 시각장애인의 편의를 높이고자 마련됐다. 특히 표준안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점자카드를 개발, 출시한 신한카드의 규격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은 이번 표준안이 의결되면 업계와 함께 발급 방식 및 공급 방식을 논의할 계획이다. 논의를 통해 각 금융사마다 자율적으로 표준안을 도입할 것인지 중앙 집중적으로 통일화할 것인지를 정할 예정이다.

또 금융권의 점자카드 출시가 미미한 이유 중 하나인 비용 면에서도 논의가 이뤄진다. 별도의 발급기를 설치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일련의 사항들을 업계와의 대화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그동안 금융권은 대체로 시각장애인들에게 무심한 편이었다.

카드업계에서는 신한카드의 체크·신용카드 ‘러브카드’와 ‘하이포인트카드’가 유일한 점자카드이며 은행권에서는 경남, 대구, 부산 등 지방은행 단 3곳만이 점자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해당 점자카드 전면에는 상품명, 카드번호, 유효기간 등 주요 신용정보가 점자로 표기돼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쉽게 촉감만으로 구분이 가능토록 했다.

상품 안내장은 점자와 음성 지원 2가지 방식으로 제작했으며 이용대금명세서도 음성파일로 제공하는 등 시각장애인들의 편의를 고려했다.

이밖의 금융사에서도 장애인차별금지법 확대로 점자 보안카드 및 시각장애인 전용 ATM 등을 도입해 운영 중이지만 그 성과는 미미하다.

지난 3월 말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은 2만여대에 달하는 ATM기기를 운영했으나 최근 장차법 확대 추세에 비해 보급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안점자카드도 국민은행의 발급 수가 2494장으로 가장 많을 뿐 여타 은행의 보급실적은 약 100~200만장 안팎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금융사와 실제 시각장애인 고객들이 느끼는 부분이 상충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과 시각장애인이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또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확대를 위해서는 직접 장애인 단체와 접촉하는 등 시간과 노력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해 금융사들이 선뜻 점자카드 발급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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