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가맹점의 0.02%만 이용

금융당국마저 개선의지 없어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여신금융협회가 운영 중인 카드사 ‘가맹점 공동이용망’ 제도가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가맹점 공동이용망 이용률은 지난 2011년 기준 0.02%로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가맹점 공동이용망 제도는 가맹점이 한 카드사와만 계약을 맺었더라도 공동이용망을 통해 그 외 카드까지 결제가 가능토록 한 것이다.

즉 소비자는 한 장의 카드만 있으면 어디서든 결제를 할 수가 있다. 하지만 현재 가맹점 공동이용망은 몇몇 이유로 가맹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먼저 개별 계약을 맺은 카드사에 비해 카드대금 정산일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문제다.

통상 개별 계약한 카드사의 경우 2일이면 가맹점에 현금을 입금하지만 공동 계약의 경우에는 6일 이상 시간이 소요됐다.

카드 매입을 접수하는 카드사와 발급하는 카드사 두 기관으로 나눠져 있어 이를 처리하는 데이터와 시간도 두 배가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때는 카드대금 정산 기간을 3~4일로 줄여주고 카드 승인금액의 1%를 수수료로 받는 전문 업체인 ‘바로닷컴’ 등이 생겨나기도 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전표 제출 방법이다.

공동이용망을 이용하는 가맹점들은 전자패드에 서명하는 ‘전자전표’가 아닌 종이에 서명하는 ‘실무전표’를 카드사에 제출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경제정책팀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여전법 개정을 통해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낮췄으며 최근 밴(VAN) 수수료에 대한 개편 논의도 이슈다”라며 “지금 공동이용망은 이슈에서 밀려나 있어 문제를 제기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아 잠시 보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밴 수수료 문제가 일단락되면 공동이용망에 대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우선 카드사의 전표 매입 처리 기간을 줄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가맹점이 공동이용망 계약 시 가장 낮은 수수료율을 제시한 카드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경실련은 이를 통해 각 카드사의 경쟁이 발생해 결국 수수료 인하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하지만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편을 들며 개선방안을 찾지 않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최근 악화된 카드사의 수익성을 더 갉아먹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는 철저히 카드사의 입장만 생각하고 가맹점의 입장은 염두에 두지 않은 처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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