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첫 발행 이어 영국도 도입

위조 어렵고 오염·훼손에 강해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종이 돈 대신 플라스틱 돈을 사용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최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300년 역사의 지폐를 점진적으로 폐지하고 플라스틱 화폐로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란은행에 따르면 오는 2016년부터는 5파운드짜리, 2017년부터는 10파운드짜리를 플라스틱 화폐로 발행할 계획이다.

영란은행 찰리 빈 부총재는 “지난 몇 년간 지폐를 플라스틱 화폐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꾸준히 논의해왔다”며 “앞으로 두 달간 여론 수렴 절차를 밟아 오는 12월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 2개월 간 영란은행은 인구가 밀집된 쇼핑지역에서 플라스틱 화폐 시제품을 공개하고 여론을 수렴할 예정이다. 영국은 이미 지난해 각 계층을 대표하는 60명의 대표집단을 구성한 바 있다.

영국은 플라스틱 화폐의 도입과 함께 화폐의 등장인물도 교체한다. 새로운 인물로 5파운드는 처칠 전 영국총리, 10파운드는 여성작가 제인 오스틴이 각각 선정됐다.

앞서 호주는 가장 먼저 플라스틱 화폐를 도입했다. 지난 1988년 호주영연방과학연구협회(CSIRO)와 호주 중앙은행 산하 조폐청은 폴리프로필렌(PP)으로 만든 플라스틱 화폐를 개발했으며 1996년부터 모든 지폐를 플라스틱 화폐로 교체했다.

멕시코도 지난 2002년부터 20페소짜리 지폐 1억3000만장을 플라스틱 화폐로 교체했다.

홍콩도 지난 2007년부터 뛰어난 내구성과 위폐방지효과 등을 고려해 10홍콩달러의 플라스틱 화폐를 시범 발행했다. 홍콩은 플라스틱 화폐 발행을 위해 2년 간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수명도 8년으로 기존 지폐의 수명(18~24개월)에 비해 훨씬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플라스틱 화폐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루마니아, 캐나다 등 20개국 이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각국의 중앙은행이 플라스틱 화폐를 도입하는 이유는 내구성이 강하고 안전하기 때문이다.

외형상 지폐와 차이가 거의 없는 플라스틱 화폐는 표면을 특수코팅 처리해 오염이나 습기, 훼손에 강하고 이물질이 묻었을 경우에도 간단히 물로 씻어 재사용할 수 있다.

극단적인 기후조건에 잘 견디는 등 내구성도 높다.

또한 특정부위에 투명한 부분을 만들어 컬러복사를 원천 봉쇄하기 때문에 위조가 어렵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초기 발행비용이 지폐보다 50% 이상 비싸고 열에 약하며 한 번 접으면 잘 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표면 재질이 매끄러운 탓에 자동판매기나 ATM에서 인식되지 않는 것도 흠이다.

실제 지난 1996년 플라스틱 화폐를 도입한 태국은 현재 50바트짜리 플라스틱 화폐와 지폐 두 종류로 사용하고 있지만 자주 접으면 퇴색되는 경향이 있어 플라스틱 화폐를 모두 지폐로 대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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