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경제연구원 김동환 연구위원

▲한화생명 경제연구원 김동환 연구위원

최근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열풍이 세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2010년 5월 라지사이즈 피자 두 판의 가격으로 지불된 1만 비트코인의 가치가 3년 반이 지난 현재 우리 돈으로 130억원까지 치솟으며 열풍을 증명하고 있다.

현재 세계가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이유와 향후 전망에 대해서 알아보자.

비트코인이란 무엇인가
비트코인은 디지털 가상화폐의 일종으로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의 프로그래머 또는 프로그래머 그룹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거래가 자유롭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화폐와 다르게 중앙은행 즉 발행 주체가 없다. 따라서 발행량을 유동적으로 늘릴 수 없어 그만큼 화폐의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비트코인은 기존의 가상화폐와 달리 실물거래의 지불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싸이월드의 도토리, 카카오톡의 초코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이버머니는 한정된 인터넷 공간에서 음악파일, 배경화면, 기타 디지털 서비스 등의 구입에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피자, 빵 등을 사는데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중국에서는 집을 매입하고 세금을 납부하는데도 쓰이고 있으며, 심지어 지난달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비트코인으로 결제한 거래가 6296건에 이르는 등 실물경제의 교환수단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비트코인 급등락의 주요원인
연초에 13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얼마 전 1200달러를 넘었다가 최근 7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락한 원인은 최근 미국과 중국이 비트코인의 정식화폐 발전 가능성에 여지를 남기면서 투기적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의 시발점은 버냉키 미국 연준의장이 “위험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유망하며 더 빠르고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인 결제시스템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크다”고 언급하면서 비트코인의 장래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이후다.

이전까지는 비트코인이 실물 거래에 사용되고는 있었다 하더라도 크게 주목받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버냉키 의장의 한마디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투기수요가 몰린 것이다.

이후 중국 중앙은행도 비트코인의 사용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남기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1200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이처럼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자 각국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에 대해 경고를 하고 나섰다. 특히 중국인민은행이 금융기관의 이용을 제한하면서 가격은 70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후 다시 반등해서 현재는 900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버블이 꺼진 뒤 비트코인 본연의 가치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락은 투기수요에 따른 버블형성의 대표적인 사례인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투기를 연상시키고 있다. 튤립의 버블이 꺼지면서 결국 튤립 본연의 가치로 가격이 하락했는데, 비트코인도 최근의 투기적 수요에 의한 버블이 꺼지면 비트코인 본연의 가치로 하락할 것이다.

여기서 생각해야 될 것이 비트코인 본연의 가치가 어느 정도가 되는 지다. 튤립은 꽃으로서의 본연의 가치가 전부였지만 비트코인은 편리한 교환수단으로서 화폐로 인정을 받아가고 있다.

비록 달러를 대체해 글로벌 기축통화로 자리매김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교환수단으로서 화폐의 지위와 신뢰를 얻어간다면 투기적 수요는 사라지더라도 거래적 수요가 확대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다.

현재로써는 발행량의 제한, 국제거래에 있어서의 편리성, 거래의 익명성 등의 장점 때문에 향후 비트코인이 저비용 결제수단으로 제한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비트코인 사용처가 더욱 확대되고 달러화의 위상이 약화되는 한편 각국의 비트코인 관련 법규가 마련된다면 비트코인이 글로벌 기축통화의 지위를 위협할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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