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국정감사 준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행사지만 올해는 기업 및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에 따른 의원들의 요구자료가 빗발치면서 해당 주무부서의 경우에는 연일 야근을 해가면서 답변자료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실제 은행들의 국감준비는 전시 상황을 떠올리게 할 정도이다.
국정감사와 관련, 은행의 기획부서는 업무처리 방법을 통보하는 한편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라는 당부의 지시를 내렸다.
또한 질의내용별로 담당 주무부서를 선정하는 등 내부 혼선을 막기 위한 방안도 수립했다.
특히 일부 은행의 경우에는 모의 국감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부서별로 예상 질의응답 자료를 작성, 제출하는 등의 모의연습이 진행중이다.
이들은 응답자료를 만드는 방법도 코치하고 있다.
답변자료는 은행경영에 유익한 방향으로 간단 명료하게 작성하고 관련 근거 및 수치를 하단에 표시하도록 통일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은행들의 국감준비는 답변자료 양식에 대해서까지 획일화하고 있는데서 극에 달한다.
한 은행은 답변자료의 글자 모양은 물론 글자의 크기까지 통일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이렇듯 현재 은행들은 본업은 뒷전인 채 국감을 대비해 여념이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은행권에는 은행장의 로비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떠돌아다니는 루머인 즉 당초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알려진 모 은행장이 로비를 통해 참고인으로 출두하게 됐다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가 최근 국감 증인 및 참고인 54명을 확정, 발표하면서 루머는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루머의 진원지는 다른 경쟁은행이다.
규모가 엇비슷한 은행의 은행장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증인으로 출석하고 누구는 참고인으로 출두하게 된 것이 알려지면서 경쟁은행에서 이를 헐뜯고 있는 것이다.
삼성자동차에 이은 대우사태의 악영향으로 연말 은행들의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장의 로비설이 고개를 든다는 것 그 자체가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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