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 등 고객 확보전

 
자기주도형 투자 증가 영향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영국의 펀드슈퍼마켓 시장이 요란스럽다. 올해 초부터 영국의 주요 펀드슈퍼마켓들이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고객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가격 경쟁에 돌입한 것.

경쟁에 가장 먼저 불을 지핀 곳은 하그리브스 랜스다운(Hargreaves Lansdown)이다.

영국 최대 펀드 슈퍼마켓 중 하나인 하그리브스는 지난 1월 펀드 및 플랫폼 등 각종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펀드슈퍼마켓 간 가격경쟁을 점화했다.

구체적으로는 펀드플랫폼 수수료를 기존 0.60%에서 0.45%로 인하하고 200만파운드 이상 계좌보유 고객에 대해서는 면제했다.

이후 경쟁사인 피델리티(Fidelity), 바클레이스 스톡브로커스(Barclays Stockbrokers) 등도 큰 폭으로 수수료를 줄줄이 인하하며 경쟁을 부추겼다.

경쟁사들의 움직임에 하그리브스는 3월에 또다시 높은 성과를 보이는 27개 펀드에 대해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를 발표하고 나서며 다시 수수료 경쟁을 이어갔다.

이처럼 펀드슈퍼마켓들이 때 아닌 수수료 경쟁에 나선 이유는 지난 2012년 시행된 영국 소매판매채널 규제인 RDR(Retail Distribution Review)이 4월부터 펀드슈퍼마켓에 확대 적용됨에 따라 고객확보를 위한 경쟁에서 기인한 것이다.

RDR은 소매금융상품시장의 효율성과 건전성 증대를 위해 투자자문업자가 상품공급업자로부터 받는 리베이트를 금지하고 투자자로부터 자문보수만을 수취하도록 하는 것이다.

RDR 이전에는 IFA 소개로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펀드가 판매되면 고객이 지불한 운용사의 연간 운용수수료 일부가 IFA에게 리베이트로 지불되는 구조였다.

RDR 시행으로 투자자들의 투자행태 변화, IFA시장의 구조조정 등과 더불어 펀드슈퍼마켓의 운용사에 대한 영향력은 강화되고, 펀드슈퍼마켓 간 경쟁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영국에서는 기존의 IFA 등 자문에 의한 펀드선택보다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등 자기주도형(self-directed) 투자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른 IFA 회사간 통합 및 철수 등 구조조정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자산운용사의 펀드 판매채널인 IFA 채널은 약화되는 반면 펀드슈퍼마켓 의존도는 증가함에 따라 펀드슈퍼마켓의 운용사에 대한 가격협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펀드슈퍼마켓은 고객 확보 경쟁 수단으로 자체 플랫폼 수수료 인하에서 운용사 및 브로커와의 협상을 통해 펀드관리수수료, 거래수수료까지 인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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