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 시사

우려와 달리 금융시장 큰 충격 없어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재닛 옐런 의장의 금리 인상 발언이 금융시장의 쇼크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벤 버냉키 전 연준의장의 말 한마디에 금융시장이 요동치던 ‘버냉키 쇼크’와는 대조적이다.

◆‘초보 의장의 말실수’… 큰 여파 없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옐런 연준의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FOMC(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양적완화 종료 후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FOMC 회의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상당기간’이 어느 정도의 기간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옐런 의장은 ‘약 6개월 정도’라고 설명했다.

즉 양적완화가 종료된 후 6개월 정도 초저금리를 유지한 이후에는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옐런 의장의 금리 인상 발언이 금융시장에 쇼크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옐런은 ‘초보 의장의 말실수’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옐런의 발언이 정작 금융시장에는 큰 충격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옐런 의장의 금리 인상 발언 직전인 지난달 19일 신흥국 증시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지수(MSCI EM)는 952.48을 기록했다.

하지만 약 2주가 지난 4월 2일 MSCI EM는 1000.79로 5.1% 상승하며 여파를 미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과거 버냉키 전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을 때 이 지수가 1048.13에서 이후 1004.03으로 2주 만에 4.2% 하락했던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옐런의 결자해지…시장 우려 잠재워
금융시장은 비교적 조용했지만 옐런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빚자 지난달 31일 시카고에서 열린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컨퍼런스에서 조기 금리 인상설을 무마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미국 경제와 고용시장이 정상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했다”며 상당기간 초저금리 정책을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금리 조기 인상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금융시장은 호조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와 S&P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는데 특히 그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던 바이오주가 급반등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이날 옐런 의장은 “많은 미국인들이 경기가 회복 중임에도 여전히 침체처럼 느끼고 있다”며 “미국경제에 대한 특별한 지원을 한동안 지속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시간제 근로자 증가 △임금 정체 △낮은 이직률 △노동시장 참여율 하락 △실업 장기화 등 5가지 이유가 미국 경제와 고용시장이 여전히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옐런 의장은 “풀타임 근무를 원하는 700만명의 인력이 파트타임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과거 경험에 기초할 때 이 수치는 현재 실업률 6.7%에서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훨씬 큰 것이다. 시간제 고용자들이 많다는 것은 노동시장 여건이 실업률이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악화돼 있다는 신호다”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유휴경제력과 관련된 또 다른 증거는 6개월 이상 실업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근로자들은 꾸준하게 정규직을 찾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고 심각한 경쟁열위에 있다고 여기고 있다”면서 “우려되는 점은 장기 실업자들이 계속 방관자로 머물다가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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