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8.3%↓...산업은 예산 반토막

SC, 씨티은행 국내 입지 점점 위축돼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영업환경이 녹록치 않자 은행권이 몸을 사렸다.

업계에 따르면 시중 15개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총 광고선전비 비용은 4779억5500만원으로 2012년 말 대비(5214억4300만원) 8.3% 감소했다.

특히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축소 폭이 컸다.

산업은행의 지난해 광고비 관련 집행비용은 259억1000만원으로 1년새 절반으로 줄었다.

예산을 삭감한 원인은 민영화 전략 폐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산업은행은 민영화에 따른 자금조달 다변화 차원에서 소매금융을 지속해서 확대해 왔고 이를 위한 마케팅 활동도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민영화가 사실상 폐기되면서 소매금융 전략도 현상 유지 및 점진적 축소로 돌아섰으며 홍보활동도 소극적으로 바뀐 것이다.

외국계 은행들도 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지난해 말 153억900만원을 집행하며 2012년(234억8100만원)에 비해 34.8%나 감소했다.

씨티은행도 1년 사이 광고 비용이 30.9% 줄었다.

이 같은 두 외국계은행의 광고 비용 삭감은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입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SC은행의 2013년 당기순이익은 1169억원으로 전년대비 40% 줄었으며 씨티은행 역시 8.1% 감소했다.

이에 따라 두 은행은 점포 통합, 신입행원 미채용 등의 영업 축소를 진행 중이며 이와함께 광고 비용도 대폭 줄일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관계자는 "수익성이 악화하면 가장 먼저 줄이는 비용이 디자인 및 광고비가 포함된 마케팅"이라며 "은행권의 비용 삭감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다른 은행과 대조적으로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은 대외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341억6900만원에서 397억8500만원으로, 외환은행은 416억400만원에서 482억2800만원으로 각각 광고 관련 비용를 늘렸다.

우리은행의 경우 민영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이미지 개선을 위한 것으로 보이며 외환은행은 윤용로 전 은행장의 '광고 강화 전략' 따른 일환으로 분석된다.

윤용로 전 은행장은 기업은행장 재임 시절부터 홍보를 통한 대고객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으며 현재 기업은행 마케팅 전략의 밑바탕을 만들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실제 이를 반영하듯 기업은행은 지난해 전 은행권 최고 수준인 1016억2500만원의 광고비를 집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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