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UBS, PB사업 줄줄이 철수해

 

 
규제 강화로 경제적 손실·이미지 타격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승승장구하던 글로벌 자산관리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특히 강한 금융규제와 시장 매력도 하락으로 글로벌 은행들의 사업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메릴린치, UBS 등 글로벌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금융규제로 인해 해외 웰스매니지먼트 및 프라이빗뱅킹(PB) 사업부를 철수했다.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베겔린(Wegelin & Co)도 PB사업을 중단하기로 최근 발표했다.

모건스텐리는 이미 유럽, 중동, 아프리카의 WM사업 일부를 처분했으며 HSBC도 해외 WM/PB 사업의 일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은행들이 PB사업을 철수 하는 것이 지난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처한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실제 UBS는 2009년 고객들의 조세회피와 관련해 7억8000만달러의 벌금이 부과됐다. 다른 스위스 은행들도 조세회피 관련 여부로 조사를 받고 있다.

스위스의 베겔린도 지난해 미국에서 고객들의 조세 회피와 관련해 5800만달러의 벌금이 결정됐다.

실제 금융위기 이후 엄격해진 각 국의 규제로 인해 벌금이 증가했다. 큰 액수의 벌금은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고 또한 은행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글로벌 은행들이 자국이 아닌 해외 PB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환경 조성이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자국 은행 브랜드에 비해 글로벌 은행들의 브랜드파워가 다소 약하고 PB고객들은 거래 은행을 쉽게 바꾸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해 PB사업의 확대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각 국마다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가 다르며 또한 금융위기 이후에는 각 국의 규제가 보다 강화돼 규제 준수에 많은 어려움도 있다.

마지막으로 여러 국가를 관할하면서도 각 국의 규제 차이를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컴플라이언스 관련 인원의 증원이 필요해지면서 비용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도 PB사업 철수의 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글로벌 은행들도 해외 PB사업 진출 시 국가별 상이한 PB고객의 특성에 적합한 금융상품 서비스의 제공과 컴플라이언스 등 규제비용 등으로 발생하는 비용 부담으로 적정 수준의 ROI 달성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특히 PB사업은 브랜드와 현지 고객의 로열티, 규제 적합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상 지역 선정 및 적절한 상품 개발 가능성에 대한 신중한 접근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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