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테크 스타트업 중심지 부상

 
투자규모 성장률 미국보다 앞서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금융테크(FinTech)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가운데 금융테크 신생 벤처기업인 스타트업들이 최근 영국으로 모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의 금융테크 투자규모 성장률은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훨씬 앞서게 됐다.

금융테크 벤처에 대한 전세계 투자규모는 2008년 9억3000달러에서 2013년 29억7000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전체 벤처캐피탈 투자 증가속도보다 4배 이상 빠른 속도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인 엑센츄어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과 아일랜드의 금융테크 투자규모 성장률은 6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IT의 성지’로 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장률인 190%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가파른 성장률을 증명하듯 영국 런던에는 금융테크 관련 인력 약 13만5000명과 세계 10대 은행 중 4개의 본점이 있어 금융테크 산업의 중심지로 번창할 수 있는 토대를 갖췄다.

아울러 영국 정부는 전통적인 금융허브의 명성을 IT분야와 접목시키기 위해 지난 2012년 금융테크혁신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 연구소를 통해 금융테크 기업을 지원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인큐베이터와 엑셀러레이터를 육성하고 있다.

인큐베이터와 엑셀러레이터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예비창업자나 창업 초기 벤처기업인들에게 사업공간을 제공하고 경영컨설팅 및 기술지도 등을 통해 창업성공률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같은 정부 지원으로 영국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50개의 엑셀러레이터가 있으며 올해 2개의 새로운 금융테크 관련 엑셀러레이터가 추가로 소개될 예정이다.

영국의 대표 은행인 바클레이즈도 오는 6월 금융테크 관련 엑셀러레이터를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 모인 금융테크 스타트업들은 해외송금, 모바일결제, 개인자산관리, 크라우드펀딩 등의 분야에서 기존 금융권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높은 수수료, 긴 결제처리 시간, 명백하지 않은 환율 등의 문제가 있었던 해외송금은 모바일기술을 이용해 보다 싸고, 빠르고, 편리하고, 안전하게 송금할 수 있게 됐다.

또 온라인뱅킹을 통한 계좌이체나 요금 지불 시 많은 숫자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실수를 하는 경우가 빈번하자 최근 숫자대신 청구서 사진을 첨부하는 방식으로 단순화하기도 했다.

개인 자산관리의 경우 개인 자산관리자들의 높은 최소투자금액, 불투명한 요금구조 등으로 개인들이 이용하기 어려웠지만 현재는 모바일 앱 등을 통해 개인의 투자목적에 맞는 자산관리도 가능해졌다.

또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기존에는 중소기업들이 은행이나 대출기관 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 어려웠으나 스타트업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용이한 자금지원도 가능해졌다.

전문가들은 금융테크 시장의 빠른 성장에 따라 국내 정부 및 금융기관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지적한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금융테크의 급격한 성장은 우리나라 경제, 기업, 금융발전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금융테크 성장 활성화를 위해 전문성을 지닌 엑셀러레이터 육성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테크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을 합성한 용어. 모바일결제 및 송금, 개인자산관리, 크라우드펀딩 등의 금융 관련 기술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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