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외환사업부 배원준 차장

취미로 시작한 화폐수집 계기
지금은 위폐감별 분야 선구자

▲ 신한은행 배원준 차장
<대한금융신문=차진형 기자>신한은행 배원준 차장은 화폐의 아버지로 통한다.

그가 모은 화폐만 1만여점에 달한다. 화폐발행국 기준으로는 총 260개국.

이 때문에 은행에서 세계 화폐를 전시하고 싶을 때 배원준 차장을 가장 먼저 찾는다.

화폐수집에 대한 그의 열정은 직업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1984년 제일은행에 입사했지만 2008년 희망퇴직 후 지금은 위조지폐 전문 감별사로 신한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다.

배원준 차장은 “은행에 입사해 고객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루기 시작한 외국 화폐는 이제 1만장 이상을 보유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외국 화폐를 알고 있는 전문가로 불리게 됐고, 진폐를 보유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하게 위폐 감별이 필요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위폐 감별 전문가가 됐다”고 고백했다.

초기 위조지폐 감별을 배우기 위해선 남다른 고생을 해야 했다.

국내에서 위조지폐 감별에 대한 교본도 없고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으니 무조건 많이 접하고 독학하는 수밖에 없었다.

배 차장은 “나는 지폐의 냄새를 맡아보고 소리를 들어보고 촉감을 느껴보는 등 오감으로 그 세계에 입문하려고 애썼다”며 “또 확대경을 꼼꼼하게 오래 들여다보는 일은 상당한 인내를 요한다. 남들은 나에게 과학적 발견의 길도 아닌데 왜 확대경을 사용하느냐고 하지만 위폐와 진폐의 차이는 점 하나로도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확대경의 역할은 중요하다”

그는 위조지폐 전문가가 된 지금도 혹시나 숨겨져 있을 위폐를 찾기 위해 하루 종일 돈 먼지를 맡으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기계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그가 감별하는 달러 규모만 5000만달러다.

최근 국내 관광을 즐기는 외국인까지 늘어 위안화, 엔화까지 더하면 수백억원에 달한다.

배원준 차장의 꿈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수하는 것이다.

꿈을 위한 첫발로 지난 2009년 국제범죄정보센터와 공동으로 ‘위조지폐 감별이야기’ 책을 썼다.

이 책은 전세계 56개국 위조 감별법이 수록돼 금융기관 종사자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 수험준비생, 일반인들도 위폐 피해를 예방하는 교양서로 활용되고 있다.

배원준 차장은 “우리나라가 위조지폐가 없는 청정국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일반 국민 개개인들의 위조지폐 감별 능력이 신장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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