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들 대거 매입

리스크 검증 안 된 상품 우려도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높은 수익을 내는 투자 상품 ‘코코본드(우발전환사채)’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유럽 은행들이 발행한 코코본드를 대거 매입하는 추세다.

독일 자산운용사인 유니온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바클레이즈와 산탄데르 등 유럽 주요 7개 은행들이 발행한 코코본드의 60% 이상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고수익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했다.

코코본드는 평소에는 채권으로 분류돼 기본자본에 포함되지 않지만 유사 시 주식으로 전환돼 기본자본이 늘어나며,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코코본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비율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권의 자기자본 확충방안으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 2009년 말 영국의 로이즈뱅킹그룹이 처음으로 코코본드를 발행했으며 영국, 스위스 등 일부 은행들도 유럽중앙은행(ECB)의 스트레스테스트에 대비해 자본구조를 튼튼하게 만들고자 코코본드 발행을 확대해왔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4월 중 발행된 코코본드는 83억유로 규모로 전년동기(30억유로)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딜로직은 올 한 해에만 유럽 은행들이 693억달러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11년에 비해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새로운 글로벌 자본규제로 인해 향후 코코본드 시장 규모가 2500억유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요즘에는 코코본드가 은행의 손실을 막아주는 완충제 역할뿐 아니라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준다는 점에서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코본드의 발행도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독일의 대형은행들도 코코본드를 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는 자본확충을 위해 50억유로의 코코본드를 오는 6월에 발행할예정이다.

이어 독일 2위 은행인 코머즈방크와란데스방크, 노르드LB 등도 코코본드 발행을 검토 중이다.

부동산전문 아레알방크도 공적자금상환을 위해 3억유로의 코코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코코본드의 리스크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만큼 발행은행의 이자부담 가중 및 대출여력 약화 등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향후 바젤Ⅲ로 강화된 자기자본비율 충족의 일환으로 유럽 은행들이 코코본드를 발행하는 사례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코코본드 발행 역사가 짧은 만큼 각국 금융당국은 상품설계나 가격설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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