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4700억달러 … 전세계 63% 차지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환율방어 조치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전세계 자본이 아시아로 몰리고 있다.

한국, 홍콩, 싱가포르,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자국 통화가치가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함이지만 수출경쟁력은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빠른 속도로 미국 달러화 등 외화를 매입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전세계 외환보유액은 11조9000억달러로 이 중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은 7조4700억달러로 2003년 대비 4배 가량 늘어났다.

42개에 불과한 아시아 국가가 보유한 외화가 172개 비아시아 국가들이 보유한 외화보다 58% 많은 수준이다.

올 6월 말 기준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을 살펴보면 중국이 3조9900억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 1조2839억달러, 대만 4235억달러, 한국 3665억달러, 홍콩 3202억달러(2014년 5월 말 기준), 싱가포르 2780억달러(잠정치)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아시아 국가들이 외화를 사들이는 이유는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환율절상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 연준(Fed), 일본중앙은행(BOJ), 유럽중앙은행(ECB)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자국의 경기부양을 위해 양적완화를 실시하면서 시중에 풀린 자금의 상당부분이 아시아에 유입됐다.

투기성 자금이 대거 몰리자 환율이 급격히 오를 것을 대비, 아시아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기존보다 외환보유액을 더욱 늘린 것이다.

문제는 아시아 국가들이 외화를 매입하고 있음에도 통화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일본 엔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3% 이상, 한국 원화와 인도네시아 루피화는 4% 이상 상승했다.

이에 따라 통화가치 상승이 수출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동안 아시아로 대거 유입된 자금이 양적완화 종료와 함께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1월 신흥국에 대한 자본유입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같은해 5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이 있은 후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이 급격한 자본유출을 겪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필요 이상의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기보다는 환율을 시장에 맡김으로써 대규모 해외자금 유출입으로부터 자국경제를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타개 및 위기극복을 위한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등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 향후 수익성 악화 등 외화자산 보유 기회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안정성과 유동성을 확보하는 가운데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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