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3개 은행 합병 논의

싱가포르·일본 등 공격적 경쟁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동남아시아 금융권 선두자리 확보를 위해 역내외 은행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자산 규모 2위 CIMB(Commerce International Merchant Bankers)를 포함한 RHB Capital(Rashid Hussain Bhd), MBSB(Malaysia Building Society Bhd) 등 3개 은행은 중앙은행의 승인 하에 합병 논의를 시작했다.

현재 합병과 관련한 세부 사항은 결정된 바 없으며 복잡한 지분관계의 재정립, 주식가치 산정 등을 위해 90일 간의 협상기간에 돌입한 상황이다.

협상 주체에는 CIMB 16.9%, RHB 64.7%를 소유한 EPF(Employees Provident Fund, 국민연금)와 CIMB를 28.3% 소유한 국부펀드 카자나(Khazanah) 등 강력한 기관주주가 포함돼 있다.

이들이 합병 시 탄생하게 될 은행의 총 자산은 6137억 링기트(MR)로 기존 자국 내 최대은행인 말레이시아뱅크(Maybank)의 5780억 링기트를 상회하고 동남아 5위 은행에 진입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새롭게 탄생할 은행의 자국 내 시장점유율이 대출기준 25.5%, 예금기준 23.9%로 말레이시아뱅크의 17.9%, 16.8%를 크게 앞지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세 은행은 현재 총 562개 지점에 5만75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어 네트워크 및 인력 규모 측면에서도 말레이시아뱅크(399개 지점, 4만7000명)에 앞서고 있다.

말레이시아 외에도 동남아에서는 역내외 은행들이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함께 영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싱가포르의 싱가포르개발은행(DBS), 화교은행(OCBC), 연합해외은행(UOB) 등 동남아 지역 최대 은행들은 최근 역내 금융회사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대출영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해왔다.

DBS는 올해 3월 프랑스 소씨에테제너럴의 아시아 PB사업부를 인수했고 OCBS는 홍콩의 영흥은행(Wing Hang Bank) 인수 작업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나아가 미쓰비시 UFJ 금융그룹(MUFG)과 스미토모미쓰이금융그룹(SMFG) 등 일본 은행들마저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동남아시아에서 찾고 있다.

MUFG는 태국 5위 은행 아유다은행(Bank of Ayudhya)의 지분 72%를 56억달러에 인수했고 SMFG는 인도네시아 은행 연금저축은행(BTPN)의 지분 40%를 15억달러에 매입했다.

국내 금융사들도 이같은 시장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은행들도 동남아 역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특히 동남아 은행산업이 구조변화를 맞이하는 가운데 국내 은행들도 M&A 등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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