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 소비자보호부 김광식 부장

▲여신금융협회 소비자보호부 김광식 부장
신고건수 한달새 200% 껑충
전문꾼들 늘어나 의미퇴색도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최근 카드사로부터 ‘신용카드 불법모집인 신고’에 대한 내용을 담은 알림 메일을 받아 봤을 것이다. 그동안 불법모집인에 대한 신고제도는 있어왔지만 카드사들이 친절히 알림을 보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지난 6월 금융당국이 불법모집인 척결에 대한 대대적인 공표에 나서면서 시행됐다. 카드사 및 관계사들은 불법모집인 신고·포상에 대한 내용을 메일, TV광고, 신문기사 게제 등의 방법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던 것.

결과는 효과적이었다.

평균 신고건수가 10건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 6월 68건으로 늘더니, 7월에는 165건으로 전월대비 242.6%가 증가했다. 놀라운 결과다. 특히 신고 포상금이 5배로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여신금융협회 소비자보호부 김광식 부장은 “여름이 되면서 모집인들의 영업행위가 증가하고 제도 변경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신고 건수가 늘어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포상금이 5배로 늘어난 것도 한 이유”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신고 유형 중에는 경품제공이 가장 많이 적발되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원하기도 하고 모집인들이 가장 쉽게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며 “신고를 위한 증거 확보에도 과다경품 제공이 수월한 편이라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실제 신고 유형을 보면 7월 총 165건 중 과다경품제공이 83건(50%), 타사 카드모집이 72건(44%)으로 전체 접수유형의 94%를 차지(155건)하고 있다.

현재 여신금융협회는 불법모집인 신고에 대한 업무를 금융당국으로부터 위임받아 진행 중이다.

이전에는 작은 팀으로 직원 3명이 신고 접수 및 처리를 했지만 최근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부 단위로 격상되고 직원수도 2배 가까이 늘렸다.

신고가 늘어날수록 직원들의 수고도 늘고 있다. 특히 팀 시절부터 수장역할을 해온 김광식 부장은 야근과 주말 근무를 가리지 않고 365일을 보내고 있다.

김 부장은 “예전에는 혼자서 제보에 대한 신고처리, 현장 감시를 다녔다. 사실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며 “최근에는 인력이 늘고 전문감시반도 고정적으로 배치돼 수고는 덜었지만 그만큼 신고가 늘어나다 보니 일하는 시간은 줄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신고 포상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문 ‘카파라치(카드 파파라치)’의 움직임도 많아졌다.

김 부장은 “실제 제보가 들어와서 조사를 하다보면 동일인 신고가 많고 자신의 친구, 부모 등을 동원해 포상금을 타가는 경우가 많다”며 “인터넷에 카파라치라고 치면 이들을 양성하는 카페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전문꾼들이 포상금을 받아가면서 불법모집인 신고 포상 제도의 의미가 퇴색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금융업의 불법을 척결하는 데는 크게 일조하는 것이 맞지만 일반인들의 신고 정신에 의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들이 불법을 하도록 조장해 신고하고 포상금을 타가는 경우가 다반사기 때문이다”며 “아직 제도가 정착하는 단계라 그럴 수 있지만 신고를 받은 설계사들이 울면서 협회로 쫓아올 때면 내 마음도 같이 무너질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실제 카드 모집인들은 생계 목적을 지닌 여성 설계사가 많다. 최근 이뤄진 불법 모집 신고 관련 공청회에서도 생계 유지를 호소하는 사례자도 있었다.

김광식 부장은 “불법모집인 신고제가 실시되면서 5만여명에 달했던 모집인은 3만5000여명으로 줄었다. 대부분 생업유지가 어려워 다른 직종으로 변경한 사람들이다”며 “제도가 생겨난 것은 바람직 하지만 전문 카파라치가 기승을 부리지 못하도록 제도 보완을 하거나 생계형 설계사들의 영업을 잘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시켜 준다던가 하는 금융당국의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품을 바라는 소비자들의 의식도 개선해야 할 점”이라며 “투명한 카드영업을 위해서는 계몽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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