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당경쟁·리베이트·보안사고 등 개선 시급

시간 지날수록 카드사 성장동력은 쇠퇴

당면과제 해결 통해 위기상황 극복해야

<대한금융신문=차진형 기자>최근 민간소비 감소, 카드사 간 과열경쟁 등으로 인해 카드사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

또한 카드사의 고객정보유출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도 잃었다.

전문가들은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카드결제제도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제고해 카드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유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비용은 아끼고 신사업은 추진하고

카드사의 수익성 등 경영건전성 확보를 위해 마케팅 비용의 축소, 부수업무 확충 노력 등이 필요하다.

현재 카드시장은 포화상태다. 이 때문에 카드사의 성장성이 상당기간 정체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카드사들이 자발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

카드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쟁이 심화되면서 포인트 적립, 할인서비스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

이 때문에 수익 대비 비용지출이 2007년 13%에서 2013년 27%로 확대됐다.

현재 가맹점수수료 및 현금서비스 수수료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마케팅 경쟁을 벌인다면 위기를 좌초하는 꼴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카드사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 부수업무 확대를 제안했다.

현재 카드사의 부수업무 중 보험대리서비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채무 면제, 유예서비스도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일부 카드사는 결제정보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맹점 추천, 창업 및 경영관리 자문 등 새로운 비즈니스영역의 발굴을 추진 중이다.

카드사 전체 수익에서 부수업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2.2%에서 2013년 4.3%로 확대 추세다.

 

◆VAN 리베이트 관행 개선돼야

고객이 카드로 결제하는 경우 카드사는 결제건별로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 수입을 얻는 반면 VAN사에 대해서는 카드결제승인 중계 및 전표매입 대행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한다.

카드결제승인 중계수수료는 건당 60~100원이며 전표매입 대행수수료는 건당 5~60원이다.

문제는 최근 결제금액의 소액화로 건당 지급해야 하는 VAN수수료 지출만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VAN사의 대형가맹점에 대한 리베이트 관행도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VAN사는 매출규모가 큰 대형가맹점의 확보를 통해 수수료 수입을 높이고 카드사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그런데 가맹점수수료 및 VAN수수료는 각각 카드사와 가맹점, 카드사와 VAN사간 계약에 의해 결정돼 가맹점과 VAN사간 계약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VAN사는 대형가맹점의 유치를 위해 수수료 기준 경쟁이 아닌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리베이트는 합리적인 계약관계 형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VAN수수료로 전가돼 카드사의 수익성을 저해한다.

특히 대형가맹점에 리베이트가 집중되면서 사실상 중소가맹점에 수수료 차별을 야기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합리적인 VAN수수료 체계를 만들기 위해 VAN사가 가맹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대형가맹점에 대한 리베이트 제공을 금지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의원입법으로 제출됐지만 국회 파행으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급증하는 보안사고 대책마련 시급

 

최근 일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금융회사에서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빈발함에 따라 카드정보 도용, 금융사기 등 2차 피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카드 부정사용 규모는 2013년 중 291억원으로 3년 전에 비해 1.5배 증가했다.

유형별로 보면 카드정보 도용이 276%로 급증했으며 카드 위·변조 96%, 도난·분실이 68%로 고객정보 유출에 의한 금융사고가 늘고 있다.

이같은 금융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보다 안전성이 보장된 조치가 필요하다.

우선 정부와 업계는 2012년부터 보안이 취약한 MS카드에서 IC카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3월 현재 카드 전환율은 95%에 달하는 반면 가맹점 단말기는 50% 수준에 그치고 있다.

IC단말기 전환을 조속히 완료하기 위해서는 기금 조성을 통해 영세가맹점의 단말기 교체를 지원하거나 IC단말기 설치 가맹점에 대해 수수료를 인하해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결제 과정에서 카드번호 등을 토큰화해 전송하거나 저장함으로써 개인정보가 유출되더라도 불법 사용을 방지하는 기술 도입도 서둘러야 한다.

이 경우 고객이 가맹점에 카드를 제시하면 가맹점 단말기는 토큰서버로부터 카드정보를 암호화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카드정보는 보안이 취약한 가맹점 단말기 대신 안전한 토큰서버에 저장돼 보다 안전하게 고객정보가 보호될 수 있다.

실제 비자,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카드사는 공동으로 ‘토큰화 설계명세서’를 발표하는 등 데이터 보안강화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의심되는 거래를 사전에 탐지해 불법거래를 차단하는 ‘이상금융거래 탐지시스템’ 등 고도화된 보안 노력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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