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소유 은행 지분매각·합병 검토

 
대출금리 인하, 기업 투자활동 촉진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인도네시아가 은행업의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했다. 친서민?개혁·경제발전을 표방하는 조코 위도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은행업을 시작으로 경제살리기의 잰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현재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이 정부소유 은행의 지분매각과 합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에서 친서민 개혁·경제발전 등을 표방하는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의 당선 후 현실화되고 있다. 조코위는 기성 정치권을 대표하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와 접전 끝에 약 6% 포인트 차로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경제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정부 주도의 은행시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대형 은행 지분 소유는 꽤 높은 편인데 이는 기업들이 대규모 도산 위기를 맞은 1997~1998년 아시아외환위기 직후인 1998~2003까지 정부가 국유화 및 합병 등을 주도한 결과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대 은행인 PT Bank Mandiri(BMRI)의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위 10위권 안에 속하는 PT Bank Rakyat Indonesia, PT Bank NegaraIndonesia, PT Bank Tabungan Negara 등도 소유하고 있다.

참고로 최대 은행인 BMRI도 외환위기 이후 4개 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대형은행들이 많아지자 인도네시아 내금융권에서 이들의 파워가 커지고 대형화 체재로 고착화되면서 오히려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됐다.

인도네시아는 2004년부터 과다한 은행 수를 조정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했으나 현지 은행들의 높은 성장성으로 인해 성과는 미흡했다. 실제 2004년 138개의 상업은행은 2013년 120개로 이 기간 동안 고작 18개 감소했다.

이에 인도네시아는 은행민영화를 통한 대출금리 인하로 자금배분의 효율성 증가와 기업들의 해외차입 감소를 유도하고 은행 간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 실현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국유은행은 정부의 수익성 압박 때문에 높은 금리로 대출하고 있으며 이는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을 초래한다는 큰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은행민영화를 실시하면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현재 농업 및 저생산성 산업 위주의 대출을 생산성 높은 산업 위주로 전환할 수 있다.

또한 자국 은행의 높은 금리로 인해 기업들이 해외 금융기관에서 차입을 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를 통해 해외부채 감소가 가능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은행민영화 외에도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한 은행 간 합병을 통해 외자계 은행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출금리 하락도 유도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인도네시아의 개혁 및 성장을 표방하는 신정부의 성향을 고려하면 은행의 지분매각과 합병 외에도 인도네시아의 경제 및 금융시장에서 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은행들은 이번 은행지분 매각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향후 신정부의 금융시장 관련 정책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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