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여전히 손익분기점엔 못 미쳐

수익성 개선 미미…저가 수수료도 한몫

<대한금융신문=서병곤 기자>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주식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국내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주식시장이 활력을 되찾은 것은 반길 일이지만 수익성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미미하다며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31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6조5130억원을 기록한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연초 5조5000억원대로 시작한 일평균 거래대금은 6월 5조3000억원대까지 떨어졌으나 7월 6조원대를 넘어섰다.

거래량도 지난달 6억3612만주로 1월 6억3896만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후 제2기 경제팀이 내놓은 배당 유도 정책 등 각종 경기부양책과 기준 금리 인하가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한 동안 주식거래 가뭄에 시달렸던 국내 증시가 다시 활기를 되찾으면서 위탁매매 수익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증권업계의 이익 상승이 예상되고 있지만 정작 증권사들은 무덤덤하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식거래대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에는 못 미치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위탁매매에서 제대로 된 수익을 거두려면 일평균 거래대금이 7~8조원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증시 활황기였던 2011년 당시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10조원을 육박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이와 함께 제로 수준의 주식거래 수수료도 증권사들이 현재의 증시 훈풍을 체감하지 못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이용자 급증으로 주식거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의 경우 증권사들이 각종 고객 이벤트를 전개하면서 대부분 거래 수수료가 공짜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은 올 초에 계좌를 개설하고 자사의 MTS를 이용하는 신규고객에게 연말까지 주식거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대우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고객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각각 3년, 2년간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전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증시 침체가 지속되면서 증권사들은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향후 수익 창출을 위해 고객 기반을 다져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거래 수수료를 인하거나 무료 이벤트를 펼쳐 왔다”며 “이러한 흐름이 지금까지도 반영되면서 현재 주식거래대금이 증가한다 하다라도 제로 수준의 수수료로 인해 제대로 된 수익을 기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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