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은 많지 않고 비싸기만 … 실적저조로

성장성 비관적 … 상당수 보험사 판매중단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라는 구호로 큰 인기를 끌어왔던 무심사보험이 맥을 못 추고 있다.

비싼 보험료에 비해 낮은 혜택과 판매채널의 한계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무심사보험의 판매를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10월 무심사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다이렉트채널을 폐쇄하는 과정에서 실적이 좋지 않았던 다이렉트전용 무심사보험의 판매도 함께 중단한 것이다.

KB생명과 동부화재도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실적으로 인해 지난해 말 판매를 중단했다.

현재 무심사보험을 판매 중인 보험사도 실적 부진으로 판매중단을 고민 중이다.

AIG손보는 상반기 무심사보험 신계약건수가 700여건에 불과했으며 신한생명도 지난 4월 상품 출시 이후 한 달 평균 100~200건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하나생명은 무심사보험 상품을 출시했지만 영업은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시장을 주도하며 한달 평균 1만여건을 판매했던 라이나생명도 최근 실적이 반토막 난 것으로 알려졌다”며 “무심사보험을 판매 중인 보험사도 전망이 매우 어두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손해를 감수하고 판매를 중단할 지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이처럼 무심사보험이 최근 주춤하고 있는 까닭은 비싼 보험료에 비해 낮은 혜택이 원인으로 꼽힌다.

무심사보험은 사망을 주로 보장하는 상품으로 50~80세의 고령자가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질병 및 치료내역에 대한 고지와 건강검진 절차를 생략했다.

이처럼 보험사가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부분 위험을 감수하고 판매하는 상품이다 보니 일반보험보다 보험료는 비싸면서 보장금액은 적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더군다나 일반보험은 보험에 가입하면 항상 같은 사망보험금을 보장받지만, 무심사보험은 보험가입 이후 2년 이내에 질병으로 사망하면 가입금액보다 적은 보험금을 지급해 고령층이 가입에 대한 매력을 느끼기 힘든 상황이다.

또한 판매채널의 한계도 무심사보험 실적저조의 이유로 지목된다.

보험사들이 보험설계사의 도덕덕 해이(모럴 헤저드)를 우려해 대면채널을 제외하고 TM을 중심으로 한 아웃바운드 방식으로만 무심사보험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과거 흥국생명 등이 초기에 무심사보험을 대면채널에서 판매하는 과정에서 설계사들의 무분별한 가입유도로 큰 손해를 보고 사업을 접은 전례가 있었다”며 “따라서 현재는 비대면채널에서 수동적인 판매만을 진행하고 있어 성장세가 더디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무심사보험은 출시 이후 보험가입이 어려웠던 고령자들이 편리한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꾸준히 성장했지만 현재는 상품의 단점도 많이 알려져 있고 대체보험도 있어 가입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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