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의 75% 차지 … 주로 저축성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농협생명의 높은 방카슈랑스 채널 비중에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협생명이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해 저축성보험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면서 당장은 압도적인 초회보험료를 기록하고 있지만 향후 경쟁력 제고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위험만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농협생명의 올 상반기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는 2조623억8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생보사 상반기 초회보험료의 42.5%에 해당하며 빅3인 삼성, 교보, 한화생명의 합(1조7241억원)보다 높은 수치다.

농협생명의 자체 판매채널에서도 방카슈랑스 비중은 압도적이다.

농협생명은 올해 상반기 6조4401억2800만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였는데 방카슈랑스채널 비중이 무려 75.1%였다. 삼성생명 방카슈랑스 채널 비중이 65%, 교보생명 61%, 한화생명 64%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경쟁사와도 10%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이처럼 농협생명이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 높은 이유는 방카 25%룰 예외 적용을 받는 가운데 이를 활용해 자산확대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25%룰은 은행에서 한 보험사의 상품 판매액이 전체의 25%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2012년에 출범한 농협생명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방카 25%룰을 5년간 유예했다.

이에 따라 농협생명은 농·축협 단위조합 4500여개와 농협은행의 1000여개 지점 등 5000여개가 넘는 방카슈랑스 네트워크를 제한없이 활용해 압도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방카슈랑스 판매 상품이 주로 저축성보험에 쏠려 있다는 것이다.

주로 연금으로 이뤄진 저축성보험은 일시납 비중이 높아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부담하는 이율이 높다. 하지만 현재 저금리 상황에서는 자산운용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데다 향후 운용 전망도 불투명해 역마진 우려가 큰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금융당국에서는 저축성보험의 과도한 비중에 따른 역마진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하며 다른 생보사들의 경우 이를 축소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농협생명은 자산확대를 통한 외형성장을 위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약 80%의 비중으로 저축성보험을 판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생명은 시장에서 상위 포지션을 차지하기 위해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저축성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역마진 부담으로 저축성보험을 기피하는 다른 생보사와는 반대 행보”라고 전했다.

한편 국제회계기준 2단계가 도입되면 농협생명의 이같은 저축성보험 중심의 외형성장은 의미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8년부터 저축성 보험료가 매출지표에서 제외되면 자산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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