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은퇴 가속화·출산율 저하로 실버시장 확대

맞춤형 전략 및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으로 타깃 공략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보험사의 고령시장 쟁탈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국사회의 급속한 고령화로 고연령층이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는 전망이 더는 새롭지 않다. 이미 2010년부터 보험을 포함한 모든 금융사들은 100세 시대를 외치며 고연령층 공략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보험권은 상위 보험사를 중심으로 일찍이 은퇴연구소를 설립하고 고연령층 관련 마케팅과 연구를 적극 진행하고 있으며 전용 보험상품 출시 및 부가서비스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정부 역시 보험권의 고연령층 공략을 부추기고 있다. 고연령층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정부의 힘만으로 이들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이 힘든 상황에서 민영보험의 기능을 적극 활용코자 하는 것이다.

이렇듯 고연령층 보험시장 활성화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장밋빛 전망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시장 초기단계로 고연령층에 대한 보험통계가 충분하지 못해 보험요율이 불안정한 결과,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적절한 보장 수위를 제공하는 상품을 개발하는데 보험사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험시장 고객군이 이동한다

대한민국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가운데 보험사의 고객군 역시 변화가 예상된다.

과거 30~40대의 경제 주체들이 주를 이뤘던 보험가입은 앞으로 50대 이상의 고연령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0~2012년까지 전체 생명보험 계약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60세 이상 고연령층의 계약건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2012년 생명보험 전체 계약건수가 전년대비 1.2%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의 고연령층에서는 전년대비 12.3% 성장한 것이다.

국내 인구 구조변화는 이러한 고연령층의 보험가입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연령층 인구(65세 이상)는 올해 총인구의 12.7%를 차지했다. 통계청은 12년 뒤인 2026년에는 전체 인구의 20%를 웃돌고 2060년에는 40%를 넘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주축이 된 50~64세 인구도 올해 1050만7000명으로 사상 최초로 1000만명(20.8%)을 넘어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연령층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고 이들의 경제사정이 상대적으로 과거의 고연령층에 비해 양호함에 따라 고연령층 자산의 보험 유입으로 인한 시장확대를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책 지원으로 참여 유도

고연령층의 보험가입률이 저조하다보니 정부도 팔을 걷어부쳤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0세 시대를 대비한 금융의 역할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고연령층을 위한 실질적인 금융지원 정책을 쏟아냈다.

우선 금융위는 미래설계센터를 설치해 노후설계교육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한다. 아울러 연금포털을 구축해 자신의 연금가입 정보를 확인하고 노후 자산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보험권에는 고연령층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상품 출시를 주문했다. 첫 신호탄은 노후실손보험이다. 노후실손보험은 기존 실손보험 가입연령을 현행 최대 65세에서 75세까지 확대하고 고연령층 가입의 폭을 넓힌 점이 특징이다. 또한 금융위는 연금저축 수수료 인하와 수익률 제고 방안 확립, 연금상품 개발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TF 구성 등의 논의도 계획 중이다.

이외에도 간병, 치매, 호스피스 등 종합 노후건강관리 ‘현물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보험 개발도 유도할 방침이다.

신상품 출시하며 공략 확대

보험사들은 개별 상품 출시를 중심으로 고연령층 공략에 나섰다.

간병보험은 보험기간 중에 치매나 상해, 질병으로 다른 사람의 간병이 필요할 때 간병자금을 지원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LIG손보, 현대해상,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롯데소보, MG손보 등 6개사가 간병보험을 판매했으며 신계약건수는 46만건이 이른다.

치매보험도 고연령층을 위한 상품이다. 보험사들은 파킨스병 및 알츠하이머병 등의 고연령층 희귀질환 진단금을 특약 등을 통해 지급하고 있다.

유병자를 위한 보험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고연령층은 건강이 좋지 못하고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정 병력을 갖고 있더라도 이에 대한 보장을 제외한 보험을 출시해 판매하는 것이다.

장밋빛 전망, 보완은 필요하다

정부의 의지, 보험사의 잇따른 상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고연령층 대상 보험은 한계가 존재한다.

시장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고연령층에 대한 각종 위험율 통계를 쌓을 시간이 부족했고 이에 따라 보험료 산정, 명확한 보험서비스 제공이 불확실한 것이 현실이다.

이렇다보니 보험사가 고령자 상품의 출시를 꺼리거나 출시하더라도 위험률 측정을 잘못해 혜택을 대폭 축소하거, 판매를 중단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또한 고령자들이 보험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불완전판매 등으로 인한 소비자 분쟁도 우려스럽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금융당국과 보험사의 협업을 통한 고연령층 시장 예측, 상품구성, 보험에 대한 인식 제공 등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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