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개인대주주 문제 거론

외자에 넘기기엔 국부유출 부담

 
<대한금융신문=차진형 기자>우리은행 민영화가 또 다시 좌초될 위기다.

오는 29일 경영권 지분 매각 예비입찰을 앞두고 교보생명이 인수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대주주 부적격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교보생명의 대주주는 신창재 회장이다.

신창재 회장은 교보생명 34%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개인 대주주다.

문제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가 4%로 제한돼 있는데 개인 대주주에게 우리은행을 매각하면 특혜 시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인지 교보생명 역시 지난 18일 이사회에서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30% 매각 예비 입찰에 참여키로 했다고 말했지만 참여여부는 경영위원회가 최종적으로 결정한다고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또 유효 경쟁이 성립되기 위해선 교보생명 외 인수희망자가 있어야 되는데 다른 후보자는 중국 안방보험을 비롯해 모두 외국계 자본이다.

교보생명이 최종적으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유효경쟁이 성립될 수 있다는 말이다.

만약 외국계 자본에 우리은행을 넘겨줬다가는 국부유출이라는 비난을 피하긴 힘들어 금융당국으로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리은행은 국내 대기업 16곳의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다.

사실상 국내 경제의 핵심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중 FTA로 중국과의 관계가 좋다고 하지만 우리은행을 중국 자본에 넘기는 것은 국내 산업 경쟁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도 있는 위험한 도박이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 민영화 계획을 다시 짜야 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우리은행의 경영권 지분 매각의 경우 소액주주 매각 전환 등 다른 방안을 강구하지 않는 이상 민영화는 어렵다”고 밝혔다.

금융노조 역시 “결국 이번 우리은행 매각은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며 “경영권 매각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 블록딜 세일 등 지분 분할 매각방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지난 19일 경영권 지분 매각을 앞두고 우리금융지주와 합병한 뒤 주식시장에 재상장 됐지만 민영화 실패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연일 하한가를 기록 중이다.

재상장 첫날 우리은행 시초가는 1만5400원에서 하락해 1만3100원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21일 종가 역시 1만1300원을 기록하며 주식시장에서 우리은행의 민영화 기대감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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