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대거 물갈이 예상

LIG손보 인수 등 과제 산적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지난 21일 공식 취임했다.

KB금융은 이날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개최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윤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앞으로 윤 회장은 3년간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장을 겸임하며 조직안정 및 리딩뱅크를 위한 경영을 시작한다.

윤종규 회장이 현재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문은 바로 조직안정화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외이사들의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사외이사들의 퇴진이 인적 쇄신을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KB금융은 7개월 전 전 주전산기기 교체를 놓고 내홍을 겪어왔다.

표면적으로는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과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알력 싸움으로 보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사외이사들의 파워게임으로 정의된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 4월 주전산기를 기존 IBM에서 유닉스로 교체하기로 결정했으나 이건호 전 행장의 문제 제기로 관련 보고서의 허위 조작 등이 드러나 금감원이 KB 임직원들에 대해 대규모 징계를 내렸다.

이 과정에서 사외이사들과 이 전 행장은 극심한 의견 대립을 보인 바 있다.

이후 사외이사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현재 국민은행 오갑수 사외이사와 국민은행 이사회 김중웅 의장이 퇴진했고 지난 20일에는 KB금융지주 이사회 이경재 의장이 사퇴한 상황이다.

주요 사외이사들의 줄줄이 사퇴로 윤 회장의 조직안정 카드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LIG손보 인수건도 당장 해결해야될 문제다.

윤종규 회장도 주총에서 LIG손보 인수를 언급하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회장은 “비은행 계열을 더 보강해야한다”며 “웰스매니지먼트(WM)사업과 관련해 증권이 중요하고 노령화와 저출산을 생각하면 앞으로 보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LIG손보의 기존 고객망과 고객 구성이 좋고 자동차 보험 부분도 나쁘지 않다”며 “현재까지 전임 경영진이 추진한 LIG손보 인수를 철회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KB금융은 지난 8월 금융당국에 LIG손보 인수 신청을 했지만 3개월째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국이 KB금융의 사외이사를 포함한 지배구조를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 요건으로 경영 안정성과 지배구조 문제의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KB금융의 지배구조 개선작업은 이제 초기 단계다. KB금융은 지난 12일에야 모범적인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최고경영자(CEO) 승계 및 양성프로그램 전면 개편, 이사 추천 및 사외이사 평가 프로세스·이사회 내 위원회 기능 재점검, 계열사 대표 및 그룹 주요 임원 추천제도 개선 등의 대책은 내년 3월에야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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