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인원 축소…순이익 2배 이상 껑충

 
 
업무 분화·특화도 실적상승 원동력으로

<대한금융신문=서병곤 기자>일본 증권회사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점포 및 인원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이같은 뼈를 깎은 고통에 나선 결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증가세를 보인 일본 증권사의 점포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지난 6월 말 현재 점포수는 2091개로 전년 말 대비 15개나 감소했으며 2008년보다 245개나 줄어들었다.

임직원 수는 지난 6월 말 현재 8만7480명으로 전년 말 대비 3.3%(2782명)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이는 2008년 이후 감소세를 보인 것이며 무엇보다 일시적인 증가세일 뿐 추세 반전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동안 임원 수는 계약직 임원고용 감축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증권사 수 역시 2008년 322개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줄어들어 지난 6월 말 현재 255개를 기록했다.

대부분 지점이 많지 않은 소형 증권사 위주로 청산 및 퇴출이 나타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일본 증권사들이 금융위기 이후 실적이 악화되면서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하게 됐지만 반대로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수익성 개선이라는 성과를 얻어냈다.

실제로 2013회계연도 일본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92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650억엔 증가해 두 배가 넘는 이익을 달성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 역시 당기순이익과 궤를 같이 했다.

같은 기간 ROE는 14.2%로 전년동기 7.9%에 비해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외국계 증권사에 뒤처졌던 ROE는 일본 증권사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유형별 ROE를 살펴보면 2013년 회계연도 기준 중소형 증권사가 14.7%, 대형 증권사 14%, 외국계 증권사 6.6%를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개선은 비용절감 덕분이지만 일본 증권사의 업무 분화와 특화도 크게 한몫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침체된 증권산업을 육성하고자 증권사들의 대형화 및 특화, M&A 등을 통한 업계 재편의 정책을 과감히 추진했다.

그 결과 증권사 수가 크게 감소했으며 대형사 그룹, 중소형사 그룹, 선물회사 계열 증권사 그룹, 온라인 증권사 그룹, 지방 증권사 그룹, 외자계 그룹 등으로 증권사 간 업무 분화 및 특화가 이뤄졌다.

노무라증권, 다이와증권 등이 속한 대형사 그룹의 경우 리테일부터 IB까지 다루는 종합금융투자 업무를 바탕으로 세계 각지에 해외 거점 보유 및 국제적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소형사 그룹은 리테일을 핵심으로 지역 편향적인 지점망 구축, 현지 밀착 영업에 힘을 쏟고 있다.

영업지점이 필요 없는 온라인 증권사 그룹의 경우 위탁매매 수수료 인하 등의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인터넷 주식거래에 나서는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같은 업무 분화·특화성공은 브로커리지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해소하는데 기여했다.

실제로 2008년까지 50% 이상을 차지하던 위탁매매수익은 2009년 이후 20% 이하로 하락했으며 펀드판매 수수료 등을 포함한 자산관리 수익은 40% 이상으로 확대됐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국내 증권업계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비용절감에 나서면서 수익성 개선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국내의 경우 업무 분화 및 특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수익성 개선을 계속 이어가려면 일본처럼 국내 증권업계도 업무 분화와 특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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