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고령층 고객에 큰 관심

음성인식 ATM 등 맞춤 서비스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전세계적으로 60세 이상의 ‘실버세대’가 늘고 있다. 실버세대는 오는 2020년 10억명에 달하고 이들의 구매력은 15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면서 금융회사의 막강한 고객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에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실버세대에 주목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실버세대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상업은행 유니크레딧(Unicredit)은 최근 고위직 임직원과 함께 고령층 고객에게 보다 적합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기 위한 회의를 가졌다.

회의를 통해 유니크레딧은 직접 은행 객장을 방문하기 어려운 고령층 고객을 위해 자산관리전문가(PB)가 직접 가정을 방문하는 영업 전략과 이를 수행할 2000여명의 PB 교육을 준비키로 했다.

아울러 유니크레딧은 이 고령층 고객의 자녀와 손자들이 향후 상속받을 재산을 고려해 이들을 미래 주요 잠재고객으로 공략하는 전략까지 추진 중이다.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호주의 웨스트팩(Westpac) 등도 실버세대 고객에게 맞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분주하다.

이들 은행은 고령층의 시력 저하 및 IT기기 사용 미숙 등을 고려해 음성인식 ATM을 설치, 운영 중이다.

또 영국의 바클레이스(Barclays)는 7000명의 ‘디지털 도우미’를 두고 고령층 고객의 각종 금융서비스 사용뿐 아니라 가족과의 모바일 채팅 등 IT기기 사용까지 도와주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실버세대의 각종 수요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금융회사들도 있다.

스위스계 개인뱅킹 전문회사 롬바르 오디에(Lombard Odier)는 고령층 고객을 주요 수요 기반으로 두고 있는 기업들에 집중 투자하는 ‘골든 에이지 펀드(Golden Age Fund)’를 출시했다.

골든 에이지 펀드는 고령층 고객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료, 보건, 보험 등의 산업에 속한 기업 및 할리데이비슨(Harley Davidson) 등의 새로운 실버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기업들을 발굴해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이 실버세대를 주목하는 가운데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임박한 국내 시장에서도 금융회사들의 다양한 맞춤형 금융서비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 인구에서 60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17.7%로 오는 2020년에는 23.1%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금융회사의 주요 수익원인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유층 고객의 경우 60세 이상 연령층이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최순영 연구위원은 “글로벌 시장의 동향과 마찬가지로 국내 실버세대 또한 금융산업의 중요한 수요 기반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실버세대 고객층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단기 실적의 유혹을 버리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실버고객의 신뢰를 얻는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버세대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금융투자상품 개발, 이를 전달해주는 영업 인력의 교육 및 지원 시스템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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