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사 위주 판매비중 축소 움직임

낮은 수익성 고려, 다른 채널로 전환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중소형 생보사를 중심으로 방카슈랑스 채널비중이 대폭 축소되고 있다.

설계사, 대리점 등의 영업채널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던 비중을 낮추고 다른 판매 루트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역마진 위험이 큰 저축성보험을 주로 판매하고 은행에 비싼 수수료를 제공해야 하는 채널 특성으로 인해 중소형 보험사들이 방카채널을 기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채널의 78.5%를 차지했던 방카 비중을 지난 3분기 38.6%까지 낮췄다. 81.9%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9월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축소된 것이다.

현대라이프도 같은 기간 방카채널 비중이 60.1%에서 14.7%까지 하락했다. 주력 채널로서의 위상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외에도 ING생명(58.4%→37.7%), 동양생명(87.8%→58.6%), 신한생명(52.1%→32.0%), 우리아비바생명(31.7%→12.2%), 동부생명(45.1%→20.7%)도 일제히 비중을 줄이는 모습이다.

특히 이들 중소형사가 대형사에 비해 급격히 방카채널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실제 삼성생명(66.3%→64.9%)과 한화생명은(68.8%→62.7%)은 소폭 축소하는데 그쳤으며 교보생명(50.2%→59.5%)은 오히려 늘리기도 했다.

이처럼 중소형 생보사들이 방카채널 비중을 대대적으로 줄여 나가는 까닭은 역마진 위험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방카슈랑스 채널은 대부분 저축성보험을 판매하고 있는데 저축성보험은 보장성보험에 비해 마진이 낮은 편이다.

또한 판매이익의 대부분을 은행에서 챙겨가기 때문에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 채널로 평가받는다.

다시 말해 자산운용이 어려워지는 현재 상황에서 역마진 위험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는 방카채널을 감당하기 힘든 중소형사들이 선제적으로 비중을 낮추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에서는 방카슈랑스를 두고 얻는 것은 없고 은행만 배불리는 채널이라고 하소연하기도 한다”며 “상위사들은 시장점유율 등을 고려해 방카채널 비중을 대폭 축소하기 힘들다. 하지만 중소형사들 상대적으로 주력채널 전환에 자유로워 이같은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업계에서는 농협생명의 방카채널 비중에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농협생명의 방카채널 비중은 95.3%로 압도적이다.

농협생명은 약 5600여개에 달하는 방카채널과 함께 특정 보험사의 상품 판매비중이 25%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방카 25%룰을 적용받지 않으면서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방카 25% 유예기간 이후에 대비하기 위한 대처는 부족한 편이고 향후 역마진 위험에도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카채널을 통해 저축성보험을 판매하면서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농협생명이지만 방카룰 유예기간이 끝난 이후와 과도한 저축성보험 판매로 인한 역마진 위험에는 대처가 부족하다”며 “방카채널 이외의 채널 활성화와 자산운용수익률 극대화 전략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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