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접촉 없이 주문 즉시 앉은 자리에서 자동결제

고객이 영업점 내점시 상품정보 전송 및 CRM분석 가능

<대한금융신문=문혜정 기자> 비콘(Beacon)이 금융 속으로 들어왔다.

근거리 위치 인식과 통신기술을 이용해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각종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비콘 기술은 미래 온·오프라인 서비스 융합을 가능하게 할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같은 비콘이 최근 금융업에서 결제서비스나 영업점 고객 대상 마케팅에 활용되면서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채널 간 경계를 허물어 고객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결제서비스는 비콘이 가장 널리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로 이 기술을 사용하면 스마트폰의 접촉 없이 자동으로 물건 가격을 지불할 수 있다.

비콘은 기술을 읽을 수 있는 단말기를 설치해야 하는 매장 입장에선 크기과 가격 면에서 기존 NFC리더기와 비교해 아주 매력적인 기술이다.

작은 상점을 커버할 수 있는 손가락 두 개 크기의 비콘 단말기는 2~3만원 수준으로 가격이 수십만원에 달하는 NFC리더기와 대비해 매우 저렴하다. 또 최근 블루투스 4.03이 적용되면서 초 저전력이 가능해져 비콘 단말기의 경우 한번 충전으로 2년간 유지가 가능하고 스마트폰의 배터리 소모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다.

페이팔은 지난해 9월 ‘페이팔비콘(PayPal Beacon)’을 공개하면서 카드와 스마트폰에 손을 대지 않고 완료할 수 있는 결제서비스를 발표했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면 비콘을 통해 고객의 페이팔 계정 정보가 매장 POS시스템에 표시되며 구두로 구매의사 확인을 받은 점원은 해당 고객의 스마트폰 페이팔 계정으로 결제 정보를 전송한다. 고객은 결제 수락 여부를 선택하고 영수증을 모바일로 수령하면 결제과정이 모두 완료된다.

또 스마트폰을 이용해 테이블에서 직접 음식 주문을 하는 동시에 결제를 하거나 온라인에서 선 주문 후 매장 방문 시 자동으로 고객의 스마트폰을 인지해 결제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의 고객 마케팅 부분에도 비콘 기술이 활용되면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신용카드 회사는 비콘 기술을 활용해 기존 리워드 위주의 고객 마케팅 방식을 개편하고 가맹점을 방문한 고객에게 각종 할인 정보를 제공하는 등 사전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비씨카드가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가맹점 정보와 빅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쿠폰, 위치기반 마케팅 등을 카드사 주도로 제공할 예정이며 KB국민카드, 하나카드도 가맹점 제휴를 통해 유사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해외 일부 은행들은 영업점 내에 비콘을 설치해 방문 고객에 대한 프로모션 및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과의 소통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터키의 ‘데니즈뱅크(DenizBank)’는 영업점 방문 시 비콘을 활용해 은행 모바일 뱅킹 앱에서 대기 번호표를 교부하고 해당 번호가 가까워지면 고객에게 메시지를 보내 고객이 대기 시간 동안 다른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웨스트팍(Westpac)’은 고객이 자신의 정보와 원하는 업무 등을 사진과 함께 사전에 등록하면 영업점 방문 시 비콘 신호를 이용해 영업점 직원이 고객의 내방 사실을 인지하고 입력된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한 상담업무가 가능하다.

호주의 ‘세인트 조지뱅크(St. George Bank)’는 고객이 영업점 입장 시 환영 메시지와 함께 최근 금융상품 및 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설문조사나 피드백을 통해 고객 만족도 및 개선사항 등을 수렴해 상품 및 서비스 개선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콘이 정확한 위치인식과 상호 정보교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래 사물인터넷(IoT)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지만 보안이나 사생활 침해, 이용의 불편함 등 대중화되기엔 제한사항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비콘에 의해 위치나 이동 경로는 물론 사용자의 행동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사생활 침해 등과 같은 개인정보보호 이슈가 발생할 수 있으며 강력한 보안이 요구되는 결제서비스의 경우 결제 오류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콘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해당 앱을 반드시 설치해야 돼 모든 상점들이 비콘을 이용해 매장 정보와 쿠폰을 쏟아낼 경우 오히려 사용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금융IT업계 전문가는 “금융회사들은 향후 비콘과 같은 신기술 접목을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편의성 및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과 금융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 금융업 환경에서 비콘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어 일관된 고객 경험 제공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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