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 및 중소기업 금융 시장 공략

10년 내 막강한 경쟁상대로 성장 가능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영국의 챌린저뱅크(Challenger Bank)가 급성장 하고 있다.

챌린저뱅크는 소매금융 및 중소기업금융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대형은행에 대항하는 소규모 신생 은행 그룹을 일컫는다.

산탄데르UK(Santander UK), 한델스방켄(HandelsBanken), TSB, 메트로뱅크(Metro Bank), 버진머니(Virgin Money) 등 20여개 은행이 챌린저뱅크에 속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영국 챌린저뱅크의 예금 및 대출 규모는 각각 약 1.5배 성장했다.<그래프 참조>

지난해 말 챌린저뱅크의 예금시장 점유율은 2.0%, 대출시장 점유율은 2.1%로 시장영향력은 미미하지만 일부 은행들이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소매금융 분야에서는 이미 강자이지만 기업금융 분야에 신규 진입한 산탄데르UK는 지난 2011년 90억파운드에 불과했던 기업대출 실적을 2013년 총 221억파운드로 늘렸다.

또 버진머니는 저축계좌, 모기지 대출, 신용카드, 연금, 투자상품 등을 300만명의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영국 5위의 모기지은행인 노던록(Northern Rock)을 인수하며 전체 은행 중 모기지 자산 3위에 올랐다.

이러한 챌린지뱅크의 성장세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우선 로이즈(Lloyds), HSBC, 바클레이스(Barclays), RBS 등 기존 대형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다.

대형은행이 중소기업 등 잠재부실 익스포져(위험노출액)를 축소하고 비용절감을 위해 지점 폐쇄 및 비대면 채널 확대를 추진할 때 챌린저뱅크는 이로 인해 이탈한 고객을 적극 유인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실제 앨더모어(Aldermore)는 지점 없이 영업하는 은행으로 대형은행에서 이탈한 중소기업 고객을 핵심 공략 대상으로 중소기업금융에 특화된 전문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메트로뱅크는 영업시간을 확대해 고객을 모으고 있다.

이 은행은 일주일 내내, 하루 12시간 영업하는 소형점포 27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까지 점포를 200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메트로뱅크는 지난해 1분기 기준 예금자산 16억파운드, 대출자산 9억6000만파운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테스코(Tesco)은행은 금융과 유통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 은행은 영국 내 최대 슈퍼마켓 체인점 테스코의 고객을 위한 은행이 되는 것이 목표다.

현재 700만명 고객을 대상으로 50억파운드의 대출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챌린저뱅크의 성장 배경에는 대형은행에 대한 영국 고객의 신뢰도 추락도 연관이 있다.

로이즈, HSBC, 바클레이스, RBS는 지급결제계좌 시장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지배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나 계속되는 금융 스캔들로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은행에 대한 영국 고객의 신뢰도는 33%로, 유로존 국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로운 챌린저뱅크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영국 금융당국의 은행업 진입장벽 완화, 계좌이동제 실시, 국유 대형은행 분할 등의 정책도 챌린저뱅크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 송치훈 책임연구원은 “챌린저뱅크의 시장영향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의 성장세가 유지된다면 향후 10년 이내 대형은행의 실질적인 경쟁상대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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