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의 요구로 위안화표시채권 발행 추진

 
韓 시장우위 확보 위해 철저한 전략수립 필요

<대한금융신문=서병곤 기자>일본이 위안화표시채권 발행 추진 등 ‘위안화 금융허브’ 중심지 구축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위안화 금융허브 중심지 구축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경쟁력 우위 확보를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참고로 위안화 금융허브는 중국 역외에서 위안화 자금을 조달하고 필요하면 위안화 신용 거래를 할 수 있는 금융 제도와 시스템을 의미한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조만간 3대 시중은행과 노무라증권 등 민간금융회사, 재무성, 금융청, 일본은행(BOJ)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준비회를 개최하고 위안화표시채권(일명 후지야마채) 발행을 위한 관련 규제 완화를 중국 정부에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홍콩(딤섬본드), 싱가포르(라이온시티본드), 한국(위안화표시 김치본드) 등이 자국에서 위안화표시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만큼 일본에서도 위안화표시채권이 발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일본 금용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일본 금융회사와 자동차리스회사 등이 위안화표시채권 발행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만약 후지야마채 발행이 허용되면 위안화자금의 조달수단이 확대되면서 중국에서의 사업전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중국 내 일본 기업은 물론 중국 기업들도 일본의 저금리 추세를 활용해 일본투자자를 대상으로 위안화표시채권 발행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이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위안화 금융허브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함이다.

구체적으로 도쿄의 국제금융센터 위상 제고를 위해 현재 국제화가 빠르게 진전되는 있는 위안화 업무의 취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위안화의 위상은 날로 커지고 있다.

국제은행 간 자금결제통신망(SWIFT) 통계를 보면 세게 전체의 무역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0.63%에서 2014년 10월 1.59%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가 국제 무역 및 투자에서의 위안화 사용 확대와 더불어 중국 기업의 환율 위험 경감, 미 달러화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춰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금융시장 충격 발생을 탈피하고자 위안화 국제화 방침을 확정하고 이를 일관되게 추진해온 덕분이다.

다만 일본이 위안화 금융허브 중심지 구축을 위해서는 RQFII(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가)면허 취득과 더불어 위안화 거래를 중앙에서 처리할 수 있는 결제은행 설치 등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은 한국에 앞서 엔-위안 직거래 체제를 가동하고 있으나 중국과 소원해진 정치, 외교관계로 인해 위안화 업무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고 이에 따라 위안화표시채권 발행, 위안화표시증권 투자, 결제은행 설치 등이 유럽이나 여타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크게 뒤처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위안화표시채권 발행에 대한 관련 규제 완화 요청을 중국 정부가 받아드린다면 선진 금융기법을 갖춘 일본이 강력한 위안화 금융허브 중심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위안화 금융허브 중심지 구축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선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위안화 금융허브 중심지 구축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중국 정부와의 금융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금융회사들은 금융상품 전반에 걸쳐 위안화 업무의 수익성을 제고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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