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 잇따라 통화완화 카드 꺼내

나홀로 강세 … 한국, 금리인하 압박 높아져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 달여만에 10여개가 넘는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글로벌 ‘환율전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최근 각 국의 중앙은행이 환율전쟁에 동참하고 있다.

환율전쟁이란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의 통화를 가급적 약세로 유지하고자 경쟁하는 현상을 말한다. 상대 국가를 궁핍하게 만들어 자국의 경기를 회복하려는 셈.

앞서 BOJ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부양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시사했고 ECB 역시 최근 총 1조4000억 유로 규모의 양적완화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일본과 EU의 통화완화 정책에 긴장한 듯 유럽 및 아시아 국가들이 통화완화 카드를 잇따라 꺼냈다.

루마니아중앙은행(BNR)이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인하하기 시작하면서 스위스, 인도, 페루, 이집트, 덴마크, 터키, 캐나다, 러시아 등 각 국의 중앙은행이 지난 한 달간 일제히 기준금리를 내렸다.

이어 싱가포르통화감독청(MAS)이 자국 통화의 절상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통화완화를 실시했고 호주중앙은행(RBA)은 18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2.25%로 인하했다.

여기에 그동안 한 발 물러서 있던 중국마저 지난 4일 지급준비율을 19.5%로 50bp 낮추며 환율전쟁에 동참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대만,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속속 환율전쟁에 동참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환율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오는 1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에 기준금리 인하 압력이 커지고 있다.

대신증권 김승현 연구원은 “당초 오는 3월쯤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뒀지만 한은이 원 강세 압력에 따라 충분한 시간이 없으므로 다음달 금리인하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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