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무 앱 ‘엠페사·티고머니’ 시장 주도

   
 

IT 경쟁력 갖춘 국내 기업 현지 공략 필요

<대한금융신문=서병곤 기자>전통적인 금융시스템과 인프라가 미흡한 아프리카 및 남미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모바일 금융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와 남미의 모바일 금융산업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IT경쟁력이 높은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전체 인구 가운데 24%만 은행계좌를 보유하고 있지만 전체 인구 80% 이상이 모바일폰을 사용하면서 모바일 금융이 성행하고 있다.

그동안 아프리카의 모바일 금융은 이동통신사업자의 주도 하에 발전돼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은행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시장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프리카 모바일 금융의 최대 강국인 케냐의 경우 자국 이동통신사업자인 사파리콤(Safaricom)이 지난해 케냐상업은행(KCB)과 기존보다 강화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앞서 사파리콤은 2007년 은행계좌 없이 휴대폰만으로 요금 납부, 송금 등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금융 앱 ‘엠페사(M-PESA)’를 출시해 은행 접근성이 낮은 서민들이 편리하게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참고로 M-PESA에서 ‘M’은 모바일을 의미하며 ‘PESA’는 아프리카 토작 언어인 스와힐리어로 돈을 뜻한다.
현재 케냐 인구의 29%인 1200만명이 M-PESA를 이용하고 있다.

이들 이용자의 하루 평균 건수는 680만건이며 연간 거래규모는 4400만 달러(케냐 GDP의 31%)에 달한다.
이러한 케냐의 모바일 금융 성공에는 케냐중앙은행의 역할이 컸다.

케냐중앙은행은 모바일 금융에 대한 규제완화 등을 통해 디지털 금융으로의 금융시장 발전을 적극 도모해 왔으며 이는 케냐를 비롯한 가봉, 수단 등 중부 아프리카 국가들이 시장을 주도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는 탄자니아, 남아공 등 사하라 이남 사막 아프리카(SSAA) 국가들에서도 모바일 금융 이용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13년 기준 SSAA지역의 인구 10만명 당 모바일금융 등록 인구수는 2만4652명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남미 역시 아프리카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금융서비스 이용 빈도(평균 39%)가 낮지만 휴대폰 보급(보급률 52%) 확산으로 모바일 금융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남미지역의 모바일 금융 등록 인구수는 1만50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 남미에서는 M-PESA 형태의 모바일 금융서비스인 ‘티고머니(Tigo Money)’가 저소득층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티고머니는 파라과이가 스웨덴 유력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제공하는 모바일 금융서비스로 이용자수가 8만명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파라과이의 티고머니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다른 남미국가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모바일 금융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콜롬비아 상업은행인 방콜롬비아(Bancolombia)는 모바일 송금시스템인 ‘아호로 아라 마노(ahorro A la Mano)’를 선보였으며 멕시코 최대은행인 BBVA 방코메르(BBVA Bancomer)는 대금결제에 대한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가상계좌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금용연구원 관계자는 “아프리카 및 남미 지역의 모바일 금융서비스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으나 정보보안 수준은 최하위 수준”이라며 “이에 따라 경쟁력 있는 IT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당 지역 진출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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