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밴사 임직원 평균 1億 육박… 신도 부러워할 수준

리베이트 제외하고도 매출이익률 20%에 달해

<대한금융신문=장승호 기자> 카드사용 승인 중계와 전표 매입 업무를 하는 밴(VAN; Value Added Network)사들이 그동안 남부럽지 않은 성과급 잔치를 벌여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시장 지배력이 큰 대형사들의 얘기다.

이들은 최근 몇 년간 결산 후 수 천만원의 성과급을 이어갔고 최근에도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임직원들의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줬다.

특히 이번에는 임직원 평균지급액이 1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금융권에서 나름 잘 나간다는 은행, 보험사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처럼 보통 때보다 파격적인 데는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금융감독원 관리감독 체제’로의 전환 예정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 밴사들은 금융위원회에 의무 등록해야하며 감독당국의 관리를 받게 된다. 오는 7월경 금감원의 직접 검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부러움을 살 정도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은 그만큼 남는 장사를 했다는 것이다.

국내 영업 중인 밴사는 하우스밴(파리바게트 등 특정 망만 관리) 같은 소규모 업체를 제외하면 한국정보통신(KICC), 나이스정보통신(NICE VAN), KIS정보통신(KIS VAN), 퍼스트데이타코리아(FDK), KS네트(KS-NET), 스마트로(SMARTRO) 등 13개 정도며 이 가운데 4곳이 메이저 그룹으로 분류된다.

밴시장 참여자들은 많지만 사실상 메이저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구조다.

현재 밴시장 규모(지급수수료)는 1조 원 가량으로 이 가운데 메이저사들이 약 60%(6000억원)를 점유하고 있다. 즉, 메이저 한 곳당 연 수수료 매출이 약 1500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해당 업계는 밴사의 매출규모 대비 리베이트(영업 및 관계 개선비용 등)를 포함하면 70% 정도, 리베이트 빼도 20% 정도가 남는 것으로 보고 있다.

리베이트를 제외하고도 밴사의 매출이익률이 20%에 달하므로 대형사의 경우 한해 300억원 정도 남는 장사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익이 너무 과하다는 주변 여론을 의식해 밴사들은 보통 회계상 매출이익률을 10%로 맞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해도 150억원 정도의 이익이 남는다.

상위 밴사의 직원 규모가 100~150명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1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이 가능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밴사들은 막대한 성과급 잔치를 벌여왔다”며 “밴사의 자본금은 작은 데가 20~30억원, 큰 데가 100억원 정도인데 매년 자본금 이상을 벌어들이는 곳도 없을 것”이라고 부러움을 표했다.

또 그는 “대부분의 밴사가 자본금의 80% 이상을 배당으로 챙겨갔다”며 “자본금 회수 등 투자비용은 다 뽑아간 셈이라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한편 밴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이 본격화되면 투명화 작업 영향으로 소형사 도태 가속 등 관련 시장 재편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상위사들은 사실 금감원 관리감독을 반기고 있다. 파이를 나눠먹던 경쟁자의 대폭 정리로 시장입지를 더욱 탄탄히 굳힐 기회로 보고 있는 것.

이렇게 되면 향후 이익 규모도 덩달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건비 외에 특별히 들어갈 비용이 없어서다. 한 해 투자비라 해봐야 서버 증설비용 수 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중소형 업체들은 문을 닫아야 할 지, 특화시장을 만들어야 할 지 고민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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