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올리기보다 기업성장에 초점

성장지원협의회 통해 꾸준한 관심

<대한금융신문=차진형 기자>최근 기술금융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하나금융지주의 전략 변화가 눈에 띈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정부 방침으로 단순 실적 향상에 급급한 반면 하나금융지주는 인큐베이터 시스템을 재빨리 가동했기 때문이다.

인큐베이터 시스템이란 기술력을 가진 벤처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 경영, 재무, 마케팅, 디자인, 생산, 영업 등 컨설팅을 제공하고 이후 주식상장, M&A 자문 등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말한다.

하나금융지주의 인큐베이터 시스템은 지난해 8월 ‘스타트업 윈윈펀드’를 출시하며 본격 가동된 상태다.

스타트업 윈윈펀드는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이 제안한 융합창조 패키지형 벤처지원 모델 구현을 위해 결성됐다.

자금 출자는 하나금융지주가 100억원, SK텔레콤 100억원, 성장사다리펀드 200억원, 컴퍼니케이파트너스 20억원 등 총 420억원으로 출발했다.

특히 윈윈펀드는 투자결정 단계부터 투자 이후 기업의 성장 과정상 운용사에만 의존하던 기존 벤처 투자와 달리 출자자들이 ‘성장지원협의회’를 구성해 관심과 지원을 약속한다.

성장지원협의회는 투자회사의 현황에 대해 주기적 점검, 출자자의 지원이 필요한 사항 논의, 투자회사에 대한 향후 지원 방안 수립 및 실행 점검 등을 담당한다.

각 출자자별 역할을 살펴보면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기존의 벤처투자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동펀드 운용을 담당하고 성장지원협의회를 주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SK텔레콤은 △유망 벤처회사 발굴 및 추천 △기술 및 제품의 사업성 평가 지원 △IT기술과 관련된 글로벌 시장동향 및 정보 공유 △기술, 생산 및 마케팅 관련 노하우 등 컨설팅을 제공한다.

하나은행 및 외환은행은 주거래은행으로서 각종 은행 상품 및 서비스, 경영·재무·세무 컨설팅, 업체 임직원에 대한 각종 금융편의 및 우대조건 제공, 업체 직원에 대한 금융교육을 지원한다.

윈윈펀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폴리곤게임즈를 꼽을 수 있다.

2008년 설립된 폴리곤게임즈는 투자금으로 모은 200억원을 개발비로 쏟아 가며 대작 온라인게임 아스타를 완성했지만 정작 출시를 앞두고는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개발비 문제로 가슴을 졸이던 폴리곤게임즈는 윈윈펀드로부터 20억원을 투자받고 이어 하나금융으로부터 기술금융 신용대출 9억원을 지원받고서야 숨통이 트였다.

5년간 매출이 전혀 없었던 이 기업은 중국과 동남아, 북미 등지로의 진출을 통해 올해 120억원 매출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

한편 하나금융지주는 펀드를 통한 투자 이외에도 창조경제 활성화 및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기술신용평가를 기반으로 한 대출과 관계형 금융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자체 기술평가 모형 구축 △기술신용정보 심사팀 구성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를 위한 대출상품 출시 △관계형 금융지원 중소기업 선정위원회 신설 등 준비를 맞추고 영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환은행 역시 △중소기업지원부 및 여신업무지원반 신설 △기술형 창업지원 대출 및 스타트업 기술지원 프로그램 시행 △글로벌 중소기업자문센터를 통한 맞춤컨설팅 실시 △소상공인을 위해 나이스그룹 및 한국프랜차이즈협회와 업무제휴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하나은행의 기술금융 실적은 2월 말 기준 1조3732억원(1941건), 외환은행은 9926억원(1019건)에 달한다.

국책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 사이에서는 두 은행이 각각 4위, 5위를 기록 중이지만 금융지주로 시선을 돌려보면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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