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등 유럽기업 위안화 사용률 크게 감소해

   
 

통화가치 상승·엄격한 외환규제가 발목 잡아

<대한금융신문=서병곤 기자>지난 수년간 무역거래 결제통화로 입지를 다져온 위안화 결제비중이 최근 감소세를 보이면서 중국의 위안화 위상이 주춤거리고 있다.

세계은행간금융전자통신기구(SWIFT)에 따르면 위안화 결제비중이 2014년 12월 2.17%(5위)에서 2015년 2월 1.81%(7%)로 하락했다.

이는 HSBC가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최근 HSBC가 중국 본토 기업과 연간 매출 300만 달러 이상의 14개국(호주, 브라질,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한국, 대만, 아랍에미리트, 영국, 미국) 161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무역거래 결제통화로 위안화를 사용한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중은 17%로 전년대비 5% 포인트 줄어들었다.

특히 독일 기업의 무역결제액 중 위안화 사용률이 지난해 23%에서 2015년 7%로 급감했으며 프랑스 기업 역시 26%에서 10%로 감소하는 등 유럽 기업들의 위안화 사용률이 크게 감소했다.

다만 중화권에서는 여전히 위안화가 무역거래 결제통화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의 경우 위안화 결제비율이 다소 감소했으나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위안화를 사용했으며 대만 기업의 위안화 결제비율도 38%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향후 1년간 중국과의 무역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의 비중도 지난해 59%에서 올해 54%로 급감했다.

위안화 무역결제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무역거래까지 줄어든다는 것은 앞으로 위안화 결제비중이 더욱 하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위안화 결제비중이 급감하고 있는 주원인으로 위안화 가치 상승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1년간 위안화 가치는 주요국 통화 대비 모두 상승했으며 올해 미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에서도 위안화는 미 달러화 대비 0.1% 올랐다. 중국 정부의 엄격한 외환규제도 위안화 결제비중을 축소시키는데 한몫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외화 교환을 제한하고 있다.

지난 1996년 무역 등 경상거래에 있어서는 자유화했지만 여전히 주식 등에 있어 국경을 넘는 위안화 교환은 엄격히 제한하는 상황이다.

비나 청(Vina Cheung) HSBC 위안화 국제화 업무 책임자는 “전세계에서 위안화 청산 결제기관이 생겨나고 있지만 위안화 사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한 홍보가 충분하지 못하고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엄격한 외환규제가 위안화 사용을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로 향후 유로화가 위안화 대비 약세를 지속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를 우려한 유럽 기업들이 위안화 결제를 줄인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위안화 결제비중 감소가 지속된다면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2008년 이후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꾀해 왔다.

지난 3월 현재 중국 정부는 총 14개국에 위안화 청산결제기관을 설립해 운용 중이며 10개국에 총 8200억 위안 한도의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 면허를 부여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권거래소 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을 시행했으며 이어서 선전 - 홍콩 증권거래소 간 교차거래가 가능한 선강퉁도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권 한 전문가는 “위안화 결제비중 감소가 지속될 경우 자칫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중국 정부가 위안화 사용 규제를 완화하고 적극적인 정책지원과 금융부문에 대한 개혁을 활발하게 전개한다면 위안화 국제화는 다시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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