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 카드 만지작

재작년 발생한 ‘긴축발작’ 재현 공포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미국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이 2년 전 발생한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이 또다시 재현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달 IMF가 발간한 세계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IMF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시기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MF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이번에는 슈퍼 테이퍼 탠트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테이퍼 탠트럼은 긴축정책의 후유증으로 2013년 당시 벤 버냉키 연준의장이 양적완화를 종료한 뒤 신흥국의 통화 가치와 증시가 급락했던 현상을 의미한다.

IMF 통화부문 담당자 호세 비날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슈퍼 테이퍼 탠트럼이 발생, 채권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며 “금리인상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다.

IMF는 미국이 10년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100bp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신흥국들이 달러표시 채권을 주로 발행했고 2007~2014년 동안 신흥국의 부채가 GDP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했기 때문의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자국통화표시 부채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리인상 시 채권가격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나타냈다.

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국채 발행 시 인수를 담당하고 유동성을 제공하는 딜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상승하면서 인수능력 및 가격변동 저지 여력이 감소, 금리를 인상할 경우 채권시장 유동성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의 미 국채 보유규모 축소 현상도 금리인상 시 장기국채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미 국채 발행규모는 2004년 4조 달러에서 2009년 7조 달러로, 2014년에는 12조5000억 달러로 지난 10년간 3배 이상 증가했지만 최근 외국에서는 미 국채 보유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 말 일본의 미 국채 보유규모는 1조2244억 달러, 중국의 미 국채 보유규모는 1조2237억 달러로 두 나라의 미 국채 보유 비중은 전체 외국 보유규모의 40%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나라는 전월대비 모두 미국 국채의 규모를 줄였다. 중국은 경기둔화 및 최근의 자본유출 우려로 인해 미 국채 매입을 줄였다.

다만 일본은 양적완화 이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연기금, 보험사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지속채권을 지속 매입해 감소 폭이 크지 않았다.

IMF는 이처럼 해외 보유국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과 중국이 미 국채 보유를 줄이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채권시장의 미 국채 인수능력이 저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현진 선임연구원은 “시장 수요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정책금리 인상은 미 국채 금리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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