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 금리인하 경쟁이 도화선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최근 유럽 채권시장에는 5년 이하 중·단기 국채뿐 아니라 10년 만기 장기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되는 등 새로운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초 스위스 정부는 총 3억7790만 스위스프랑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이 중 10년 만기 국채의 발행금리는 -0.055%로 두 달 전 실시된 10년 만기 국채의 발행금리인 0.011%에 비해 0.066% 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유통시장에서도 최대 11년 만기까지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 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 1월 스위스중앙은행이 초과지준금리를 -0.25%에서 -0.75%로 인하한 바 있는데 이번 10년 만기 국채의 발행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투자 이점은 생겼다.

이처럼 스위스가 마이너스 금리로 장기국채 발행에 성공한 것은 투자자들이 유럽 역내의 디플레이션 및 저성장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 각국 중앙은행 역시 당분간 금융완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음을 반영하고 있다.

같은 시기 멕시코 정부도 15억 유로에 달하는 100년 만기 국채를 4.2%의 낮은 금리로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앞서 멕시코 정부는 미 달러화 표시 센추리본드와 파운드화 표시 센추리본드를 각각 6.1%, 5.62%의 금리로 발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멕시코가 미국이 본격적으로 금리인상을 하기 전 자본유출에 따른 대외충격을 완화하고자 자금조달의 지역·통화·만기를 다양화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센추리본드 발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처럼 유럽 채권시장에서의 마이너스 금리 현상은 유럽 중앙은행 간의 과도한 금리인하 경쟁이 도화선이 됐다.

실제 스위스중앙은행은 유럽중앙은행이 양적완화정책을 확대하고 은행초과지준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하기 시작함에 따라 스위스프랑화의 급속한 평가절상을 억제하기 위해 초과지준금리를 마이너스 수준으로 설정했다.

이밖에 덴마크 역시 자국통화인 크로네화의 페그제(한 국가의 통화가치를 다른 국가의 통화에 연결하는 환율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올 들어 외환시장 개입 및 4차례의 기준금리를 인하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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