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ELS형 ETN’ 9월 상장 목표

깜깜이식 상품개발로 업계선 유보적 입장

상장지수증권(ETN) 활성화를 위한 한국거래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개설 6개월을 맞으면서 일평균 거래금액이 70억원 대를 넘어서는 등 개설 초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시장이 형성되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거래소는 ETN시장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장외파생상품인 ELS(주가연계증권)를 차용하는 형태의 상품 개발을 고민 중에 있다.

◇ 잘나가는 ELS 접목한 새로운 ETN 나온다
저금리 여파로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얻으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중위험·중수익으로 대표되는 ELS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올해 1분기 ELS 발행잔액은 약 60조원으로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안에 10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반면 ETN은 아직 초기시장으로 상품의 다양화가 절실한 상태다. 이에 거래소는 올해 초 ETN 발행사인 NH투자·삼성·신한·KDB대우·현대·한국투자·미래에셋증권 등 7곳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장외에서 발행되는 ELS 가운데 상장 가능한 대상군, 장내화에 필요한 시스템 및 제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서 히트 중인 ELS의 장점을 접목해 ETN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품마케팅팀 정미영 팀장은 “장외에서 발행되는 ELS 전부를 상장대상으로 보지는 않고 표준화가 가능하고 투자자에게 심플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장내화가 가능한 상품을 증권사들과 논의 중이며, 올해 9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과 손실이 어느 정도 한정된 ELS의 성격을 가진 새로운 ETN 상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ELS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며 “ETN은 아직 초기시장이라 ELS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현재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이를 접목한 상품개발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최근 장외서 거래되는 ELS 발행이 크게 늘었는데 장외 거래 시 투자자들의 중도환매비용이 많이 든다”며 “ELS의 장점을 접목한 ETN의 경우 중도환매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투자자에게도 유리하고 ETN상품의 다양화가 필요한 거래소 입장에서도 두루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표준화와 수익성 무담보 속 “깜깜이식 개발”
그러나 TF는 아직까지 아이디어를 내는 차원으로 어떤 상품으로 출시할지에 대한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장내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표준화된 동시에 수익성을 갖춘 상품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깜깜이식 개발로 상장까지는 유보적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어떤 반응이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깜깜이로 상품개발을 하고 있는 상태”라며 “ELS의 선풍적인 인기로 ELS와 비슷한 성격의 상품을 고민 중이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상품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군이 나온다고 해도 현재 감독당국의 규제가 있기 때문에 규제범위 내에서 소화가 가능한지 검토돼야 하며 감독당국과의 협의도 필요해 상장까지는 시일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상장절차를 밟는데 2~3개월의 시일이 걸린다는 점에서 9월 상장을 위해서는 늦어도 7월 말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관계자는 “9월 상장은 명시화된 기간이 아닌 목표”라며 “상장 제도나 시스템 반영이 가능해야 하는 만큼 시기는 유동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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