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규모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수준

해외 투자자 관심 몰리며 매년 15%씩 성장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중국의 채권시장이 외국인 투자자의 지속적인 유입으로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중국이 채권 발행잔액 규모면에서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중국 채권시장이 양적성장을 이루는 가운데 제도 및 시장인프라 측면에서는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채권 마구 찍어내는 中
중국 채권시장의 양적성장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의 채권 발행규모는 2001년 이후 연평균 15% 이상 성장했다.

종류별로는 지난 4월 말 기준 금융채 발행잔액이 약 13조 위안으로 전체 채권 발행잔액 중 34%를 차지했다.<그래프1 참조>

이어 국채 발행잔액이 9조7000억 위안(27%), 기업채 3조 위안(8%), 공사채 7700억 위안(2%) 순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중국 채권은 주로 국채, 지방정부채, 중앙은행어음, 금융채, 기업채, 공사채, 중기어음 등으로 분류된다.

이 중 가장 많은 발행규모를 차지하는 금융채는 정책은행이 발행하는 정책금융채와 은행, 비은행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일반금융채로 구분된다.

중국의 채권 유통시장의 핵심인 은행 간 시장도 주목할 만하다.

은행 간 시장은 국채, 일반금융채, 기업채, 정책금융채, 중앙은행어음, 중기어음 등 통상 95% 이상의 채권거래가 이뤄지는 곳이다.

게다가 지난해 11월부터는 비은행 금융기관의 은행 간 채권시장 참여도 허용되면서 일정 자격을 갖춘 기관투자자들도 채권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은행 간 채권시장의 채권 거래량은 2013년부터 감소하고 있다.

2005년 6조 위안에 불과했던 은행 간 시장 채권거래량은 2012년 74조 위안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그래프2 참조>

이로 인해 채권회전율 또한 2013년 이후 0.3을 하회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주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채권거래량이 2013년 이후 급격히 감소한 것은 중국 정부의 규제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2012년 말부터 지방정부 산하기관의 채권발행을 제한하고 이듬해 신용채권 발행조건 강화와 함께 과잉생산 및 환경오염 등 구조조정산업에 속한 기업의 회사채 발행 심사기준을 강화한 바 있다.

 
◆규모는 ‘쑥쑥’ 성숙도는 ‘정체’
중국 채권시장은 주목할 만한 양적성장을 이룩했지만 그에 비해 규제, 제도 및 신용평가와 같은 시장인프라의 발전이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특히 중국 채권시장에서의 정부 역할이 매우 큰 까닭에 정책 규제로 인한 리스크가 우려된다.

채권시장 내 정부 정책 의존도가 높아 추후 채권 투자 시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 투자자에 대한 자본소득 과세규정이 없어 채권 투자 시 세제와 관련된 불확실성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도 보완돼야 할 부분이다.

현재 시장참여자들은 자본소득의 일정부분을 투자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향후 과세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과제는 중국 신용채권에 대한 낮은 신뢰도다.

지난 4월까지 중국 신용채권 중 83%가 중국 내 신용평가사들에 의해 AA 이상의 등급을 부여받았다.

발행자 숫자를 기준으로 해도 75%가 넘는 신용채권이 AA 이상의 등급을 받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기준과 비교할 때 중국의 신용등급 인플레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자본시장연구원 백인석 연구위원은 “최근 중국 기업들의 신용위험이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중국 신용채권 투자 시 중국 내 신용평가의 신뢰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중국 신용채권 시장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지만 현재 중국 내 신용현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제규모, 다른 이머징국가 대비 낮은 환율변동성, 선진국 채권보다 높은 금리수준 등을 감안하면 중국 채권시장이 국내 투자자에게 중요한 투자대상임은 확실하다”며 “하지만 아직 채권시장의 시장효율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및 시장인프라 발전 등 변화가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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