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GDP성장률 전년동기 대비 7.5% 증가

제조업 활성화 프로젝트 ‘메이드 인 인디아’ 효과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글로벌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도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를 전세계 제조업의 허브로 구축하자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 프로젝트가 효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의 GDP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무역·호텔·교통 및 통신업이 14.1%, 금융·부동산·서비스업이 10.2%, 제조업이 8.4%로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의 성장률이 7.5% 수준을 기록하며 중국의 성장률(2015년 기준 전망치 6.8%)을 16년만에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IMF는 같은 기간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보다 0.7% 포인트 낮춘 4.3%로 조정한 반면 인도의 성장률은 기존보다 1.1%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인도가 높은 경제성장을 이뤄낸 것은 지난해 유가가 급락하면서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경상수지가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량을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원유 소비의 해외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인도의 경상수지는 재악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재정적자 규모 역시 지난해 기준 GDP대비 5.0%를 기록, 2011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처럼 인도가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에서 벗어나고 인플레이션도 크게 낮아지면서 국내외 신용평가기관들이 인도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인도의 재정수지, 경상수지 및 투자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인도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변경했다.

등급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것은 향후 신용등급의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 따라서 현재 투자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인 ‘Baa3’ 등급에서 조만간 ‘Baa2’ 등급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인도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2년만에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했고 국내 신용평가사인 NICE신용평가도 지난 11일 인도의 외화표시기준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BBB-’로 상향했다.

NICE신용평가는 “인도 정부는 인프라 투자 확대와 투자 환경 개선, 제조업 육성 등 성장률 개선과 중장기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 추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울러 인도 정부는 2014~2015년 GDP대비 4.0%의 중앙정부 재정적자를 2017~2018년까지 3%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어 중기 재정건전화 방향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신용등급 상향 이유를 밝혔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제조업 육성을 위한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과 더불어 인프라 확충을 위해 자본지출 규모를 전년보다 25% 이상 증가시킨 2015~2016 예산안을 발표하는 등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방향을 확고히 밝힌 바 있다.

향후 모디 총리는 지역별로 상이한 세금제도를 전국적 단위로 통일하는 상품 및 서비스 부가가치세(GST)를 도입하고 2017년 3월 말부터 인플레이션 타겟팅 정책을 실시하는 등 강도 높은 모디노믹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모디 정부는 GDP에서 차지하는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을 현 17.3%에서 25%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도의 경제성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인프라 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도는 과거 저비용, 고급인력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낙후된 인프라로 제조업의 지속적인 발전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모디 정부는 인프라 관련 정부지출 확대 등을 포함한 정책을 발표했으나 최근 석탄, 전력생산, 정유, 철강, 시멘트, 천연가스 등 인프라 관련 산업의 생산 증가율은 오히려 크게 둔화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인프라 개발에 성공한다면 지속적인 경제성장은 물론 국내 은행의 영업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 최석원 책임연구원은 “현재 인도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 등 500여개 한국 업체가 진출해 있다. 인도의 제조업 육성 정책에 따라 향후 더 많은 국내 기업이 인도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내은행이 이들 기업이 진출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확대할 경우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잠재적인 기회가 큰 동시에 그에 따르는 리스크 역시 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최 책임연구원은 “인구 12억명 중 40%에 해당하는 4억8000만명이 은행계좌를 만든 경험이 없다는 점은 잠재적 영업 기회이기도 하지만 신용기록이 전무한 인구가 그만큼 많아 대출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을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인도 기업 및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을 위해서는 현지 은행과의 업무협약 등을 통해 인도 고유의 금융환경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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