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지주 “매각관련 사전 검토한바 없어”

LIG노조 “매각해도 고용안정 보장해야”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지난 24일 LIG손보가 KB금융지주에 편입되면서 ‘KB손보’로 화려한 시작을 알린 반면 KB손보 자회사인 ‘LIG투자증권’은 매각기로에 놓여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모회사가 KB금융으로 편입되면서 ‘KB’로 새 옷을 갈아입었지만 손자회사격인 LIG투자증권은 ‘LIG’라는 사명을 그대로 사용하는데다 KB금융으로부터 고용안정 등에 대한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한 상태기 때문이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은 지주회사에 손자회사를 둘 수 없도록 하고 있어 LIG투자증권은 KB금융지주에 주어진 2년의 유예기간 동안 통합, 매각, 청산 중 하나의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러나 KB금융이 이미 KB투자증권을 가지고 있는데다 양사 모두 규모가 크지 않아 합병을 한다고 해도 자산규모가 여전히 15위권 수준에 머물러 큰 시너지를 내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면서, 시장에서는 KB금융지주가 매각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LIG투자증권 한만수 노조위원장은 “KB투자증권과의 합병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매각의사가 더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KB손보 인수단계에서 LIG투자증권의 고용안정 등 거취 문제에 대해 KB금융지주에 공식적인 문의와 답변을 몇차례 요구했으나 단 한번도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노조는 KB금융지주에 LIG투자증권의 재매각을 반대하며, 매각이 된다고 해도 차후 고용안정에 대한 보장과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KB금융은 KB손보 출범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 사실상 LIG투자증권에 대한 거취 문제는 제대로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 관계자는 “LIG손보 인수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자회사에 대한 논의는 의미가 없다”며 “사실상 아직 논의된 바가 전혀 없으며 이제부터 검토해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LIG손보 인수작업이 1년 동안 이루어진 가운데 100% 출자 자회사인 LIG투자증권에 대한 거취 문제가 단 한 번도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회사인 KB손보의 입장도 난처하다. 본인들도 피인수된 입장인 만큼 100% 자회사라고 해도 KB금융지주의 결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KB손보 관계자는 “피인수된 입장에서 지주의 결정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아직까지 이렇다 할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열린 KB손보 출범식에서 김병헌 대표 역시 “LIG투자증권과 관련한 내용은 금융지주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같은 날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도 “LIG투자증권 매각 계획은 아직 대답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KDB대우증권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KB금융지주가 가장 유력한 인수대상자로, 매각을 통해 인수자금을 확보하는 이른바 총알마련으로 쓰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LIG투자증권 노조는 이번주 중으로 KB금융지주와 금융위원회에 고용안전 책임과 조속한 대화 촉구에 대한 공식 답변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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