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5000대까지 오르다 3000대로 급추락

개인투자자 자살 속출, 갑부들 38조 날려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전세계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GrExit)를 우려하는 사이, 최근 중국에선 증시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약 한 달간 이어진 중국의 증시 폭락은 그리스의 1년 국내총생산(GDP)의 14배, 약 3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규모인 만큼 세계경제의 초대형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중국 내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자살이 속출하고 수억원의 자산을 가진 수퍼리치들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추락하는 중국 증시, 가까스로 잡았지만 …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말 3234포인트에서 올해 6월 12일 5166포인트까지 상승하다 약 한 달 만에 32% 폭락하며 지난 8일 3507선으로 곤두박질쳤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외국인 직접투자를 개방하면서 2000대에서 5000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경제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증시가 급등하면서 일순간 마치 ‘거품’처럼 주가가 폭락했다.

보다 못한 중국 정부가 수차례에 걸쳐 46조원의 유동성을 시장에 풀고 지분 5% 이상 대주주의 6개월간 주식 판매 금지, 기업공개(IPO) 잠정 중단 등의 부양책을 쏟아내면서 6%까지 폭등, 하락세를 잠시 멈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쏟아내는 부양책이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정부의 신뢰 문제로 이어져 막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불행히도 정부의 부양책이 시장 정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부정적이다. 단기적으로는 정책 당국이 노리는 효과가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실패로 목숨까지 던지는 개미들 허다
정부가 가까스로 급한 불은 껐지만 중국 내에서는 이미 투자자의 80%에 달하는 개인투자자, 일명 개미들의 자살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외국 직접투자 개방으로 중국 증시가 내내 상승가도를 달리면서 직장인은 물론 주부, 농민, 은퇴자, 고등학생까지 증권 계좌를 개설하며 ‘묻지마 투자’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주식이 폭락하면서 신변을 비관한 투자자들의 자살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중국 광저우에서는 45살 여성이 우리 돈 3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손해를 보고 26층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또 최근 후난성 창샤 지역에서도 30대 여성이 30층 건물에서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각 지역에서 자살이 난무하자 중국에서는 ‘뛰어내리지 말고 반등을 기다려라’는 문구를 적은 현수막까지 내걸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갑부들도 떨어지는 증시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은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완다시네마와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완다상업부동산의 주가지수가 폭락하면서 지난 일주일간 약 1조9300억원의 투자손실을 봤다.

알리바바 마윈 회장도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가 사상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약 7400억원을 허공에 날렸다.

또한 텐센트 마화텅 회장이 1조3500억원을, 란쓰과기 저우췬페이 회장이 한 달 만에 7조7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은 6400억원 가량을 잃었다.

억만장자인 중국의 부자들 역시 지난 한 달간 약 38조7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날려버린 것이다.

◆금융당국 “국내 증시 하락했지만 당분간”
큰 폭으로 상승하던 중국 증시가 최근 들어 급락하며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지난 3일 대비 코스피는 4.2%, 코스닥은 5.6% 하락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중국 증시의 영향은 당분간이며,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의지가 강해 국내 증시에 구조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융위원회는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여전히 투자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향후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외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국내 증시의 폭과 깊이를 확대하고 충분한 내성을 갖추도록 제도개선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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