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 박민규 Training Manager

▲ 미래에셋생명 박민규 Training Manager

보험을 가입할 때 약관을 꼼꼼히 챙겨보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고 약관을 찾아서 읽는다 하더라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설계사의 말만 믿고 서명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보험회사의 약관은 금융감독원에서 제시한 상품별 표준약관을 기초로 만들어 진다. 따라서 보험 회사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는 특정 회사의 약관을 파악하게 되면 다른 회사의 약관을 접하더라도 그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첫째 반드시 책으로 된 약관을 요구하자.

최근 보관 및 비용문제로 약관을 CD로 지급하는 회사가 많다. CD로 된 약관을 보기 위해서는 PC가 필요한데 굉장히 번거로운 일이다. 반드시 종이로 인쇄된 약관을 요구해 받도록 하자.

최근의 보험계약은 고객의 개인정보 이용동의 후에 상품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보험계약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설계사를 최소한 두번 이상 만나게 된다. 설계사를 처음 만나 보험가입을 고려하는 단계에서 인쇄된 약관을 부탁하면 설계사가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둘째 가입하려는 상품과 인쇄된 약관이 동일한 상품인지 확인한다.

보험상품은 통상 1년에 1~2회 개정하기 때문에 그 때마다 약관이 새로 발행된다. 가입하려는 상품과 책으로 받은 약관의 상품명이 다르거나 기준일자가 다른 경우 보장내용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를 확인하는 방법은 상품명이 완벽히 일치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이때 상품명 뒤에 따라오는 기준연월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일반적인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 이름은 ‘무배당 ○○생명 ○○○○종신보험 II 1504’와 같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종신보험 다음에 따라오는 로마자다. 일반적으로는 주된 보장은 큰 변화가 없으면서 보험금의 크기나 부속 특약에 변화가 있는 경우 상품명 뒤에 로마자를 붙여 구분한다.

그 뒤에 따라오는 네 자리 숫자도 놓쳐서는 안 된다. 적용되는 이자율이 변하거나 경험생명표가 바뀔 때 년월로 이뤄진 네자리 숫자를 붙여 구분한다. 여기서 예로 든 1504는 2015년 4월부터 판매되는 상품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얼핏 보기에는 상품명이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보장내용이나 적용이율이 다르면 나중에 보험금을 받게 되는 시점에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셋째 약관을 기술하는 관점의 차이를 알고 접근하자.

생명보험회사의 약관은 열거주의를 기초로 작성된다.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사유를 약관에 빠짐없이 열거해 놓는다. 당연히 약관에 열거되지 않은 질병이나 사고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
그래서 생명보험사의 약관은 양이 많고 두껍다.

반면 손해보험사의 약관은 포괄주의를 기초로 작성된다. 포괄주의란 일반적인 상해에 대한 정의를 기초로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기술하고 보장에서 제외하는 경우, 즉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상해는 따로 기술한다.

따라서 생명보험에 가입할 때는 ‘언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 주로 살펴봐야 하며 손해보험을 가입할 때는 ‘언제 보험금을 받을 수 없는지’ 관심 있게 살펴보는 것이 약관의 내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고객을 만나 상담을 할 때마다 안타까운 점이 있다. 많은 고객들이 매월 보험료를 내기 위해 보험계약을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분명 보험금을 받기 위해 보험을 가입하는 것인데 보험금에는 관심이 없고 매월 보험료를 내는 것 자체가 목적이 돼 버렸다. 그러다 보니 중간에 해약하는 일이 많고 예상보다 적은 해약 환급금에 실망하게 된다.

보험은 예상치 못한 질병이나 우연한 사고에 보험금을 받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며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와 보험금의 크기는 약관에 정확하게 기술돼 있다. 보험회사는 고객이 어떤 질병에 걸렸는지, 어떤 사고를 당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는 반드시 고객의 청구에 의해서 이뤄지며, 생각보다 많은 고객이 몰라서 보험금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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