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최적기” 손보사 눈치작전 돌입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지난 25일 AXA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료 인상 물꼬를 틈에 따라 올 하반기 대대적인 자동차보험료 인상 움직임이 일 것으로 보인다.

손보사들은 그동안 지속적인 적자와 손해율 압박에도 당국의 반대로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했으나 최근 당국이 ‘보험료자율화’라는 기치를 내세우고 있어 분위기가 무르익은 데다, 내년에는 총선을 앞두고 있어 보험료 인상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여겨지면서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손해율로 인해 중소형 손보사들 사이에서 연쇄적인 보험료 인상이 있을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지만 사실상 키(Key)는 대형사들이 쥐고 있다.

중소형사들이 먼저 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주 무기인 가격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어 대형사들의 움직임만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사 한 관계자는 “몇몇 중소사들이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가격경쟁력을 잃기 때문에 대형사들이 움직이기 전에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형사들도 구체적인 인상 계획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올 하반기를 보험료 인상의 적기로 보고, 누가 먼저 나서느냐의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AXA손보의 인상 움직임 이전에 이미 “당국이 보험료자율화 기조를 내세우고 있어 분위기도 나쁘지 않고 누군가 물꼬를 터준다면 하반기 중으로 보험료 인상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대형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총선이 있어 아무래도 민생경제에 민감해 지는 시기인 만큼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더욱 어려워진다”며 “구체적인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대형사들이 모두 인상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하반기 중으로 3~5% 수준의 보험료 조정이 예상되는데 다들 누가 먼저 나설 것인지 눈치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대형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진데다 1분기 수익도 전년대비 늘어 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삼성화재의 경우 적정손해율이라는 78% 수준(6월 가마감 기준)의 손해율을 기록 중에 있으며, 지난 5월 말 기준 4591억원의 누적순익을 달성해 전년동기(3974억원) 대비 15.5% 가량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구 LIG손보) 역시 메르스 여파로 5~6월 손해율이 반짝 하락하면서 전년 대비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손해율이 낮아졌음에도 여전히 80% 중반의 손해율을 기록 중이며, 중소사들의 경우 손해율이 90%를 넘나드는 곳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그동안 높은 손해율에도 장기에서 실적이 나고 있는 만큼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는 스탠스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보험료를 인상할 명분이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사실상 이는 장기보험 가입자에게 자동차보험 손실 부담을 전가하는 꼴로 손해율에 따른 보험료 조정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