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서비스 인천센터 장선미 주임

▲ 삼성화재서비스 인천센터 장선미 주임이 밝은 표정으로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장 주임은 “사람을 먼저 이해해야 진정한 상담이다”라고 강조했다.[사진제공=삼성화재]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다.’

삼성화재서비스 인천센터에서 고객 상담사로 일하는 장선미 주임은 매일 아침 출근길 이 같은 뜻의 사자성어 ‘이청득심(以聽得心)’을 되새긴다. 때로는 딸처럼, 때로는 언니처럼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그는 센터 내에서 ‘진심으로 마음 듣기의 달인’으로 통한다.

지난해 딸이 시집을 가게 돼 더 이상 운전자보험이 필요 없게 됐다며 전화를 건 한 남성 고객과의 통화는 장 주임의 진심이 진가를 발휘한 대표적인 예다.

당시 남성은 삼성화재 운전자보험에 가입돼 있고 차량은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장날에만 이용한다고 했다. 시집가는 딸이 자동차를 가져가기로 했다며 보험계약을 유지해야 할지, 해지해야 할지 물었다.

장 주임은 “간단한 상담 내용이어서 금방 용건을 마쳤는데 이 분이 전화를 안 끊고 망설였다. 혹시 딸을 떠나보내는 허전함에 말벗이 필요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누군가의 딸이다 보니 그 마음을 알겠더라”며 “‘따님이 결혼해서 허전하시겠지만, 이제 사위도 함께 찾아올 테니 더 좋으실 거다’라고 달래 드렸더니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며 고마워했다”고 전했다.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그의 노력은 햇병아리 상담사를 베테랑 상담사로 바꿔놓았다.

장 주임은 “처음 입사했을 때는 어떤 전화를 받을지, 폭언을 하는 고객을 만나진 않을지에 대한 걱정에 전화를 받는 것이 두려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분이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를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장 주임은 항상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하려 애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이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긍정적이고 밝은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는 “처음 고객이 전화를 걸어오면 사실 무엇을 얘기하려고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고객의 말에 호응을 하며 주의 깊게 듣다 보면 ‘아, 이 분은 이러한 일 때문에 전화를 하셨구나’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며 “고객이 충분히 말을 할 수 있도록 해 이를 들어준 다음 대화를 나누면 저도 이해가 빠르고 고객도 불만 섞인 마음을 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턱대고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는 게 좋은 방법은 아니다. 앵무새처럼 사과만 하면 오히려 불만이 커질 수도 있다”며 “무엇이든 고객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장 주임도 사람을 대하는 업무에 필연적으로 따라 붙는 스트레스를 피하기는 어렵다. 무조건 목소리를 높이거나 욕설을 퍼붓는 일부 고객 때문에 눈물을 흘린 뒤에는 속상한 마음을 담아두지 않기 위해 산에 오른다.

그는 “힘든 상담을 했더라도 바로 다음 상담이 이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스트레스를 마음 속에서 털어내야 한다”며 “주말에 등산을 하면서 몸을 괴롭히다 보면 마음이 풀리고 또 한 주를 버틸 힘이 생긴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육체적으로 푸는 게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생면부지의 사람과 전화로 만나 깊은 불만을 잠재우고 환한 미소를 짓게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장 주임은 진정한 상담의 첫걸음은 이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하우라고 하기엔 부끄럽지만 상담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람을 먼저 이해해야 진정한 상담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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