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실적 작년과 동일 또는 감소 예상…단종보험대리점 등록 신청 3주째 0건

▲ 손해보험사 애견보험 판매 실적 추이(단위: 건).[자료=각 사]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지난해 반짝 성장했던 애견보험시장이 올 들어 정체기를 맞고 있다.

올 7월 단종손해보험(이하 단종보험) 판매가 허용되면서 동물병원에서도 애견보험을 판매할 수 있게 됐지만, 관련 업계가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새로운 판매 채널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2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2)와 롯데손보(롯데 마이펫보험)의 지난해 애견보험 판매 건수는 1641건으로 전년 1145건에 비해 496건(43.32%) 증가했다.

이 기간 삼성화재는 555건에서 879건으로 324건(58.38%), 롯데손보는 590건에서 762건으로 172건(29.15%) 판매량이 늘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1~6월) 두 손보사의 애견보험 판매 건수는 799건으로 연간 판매 실적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별 상반기 판매 건수는 삼성화재 439건, 롯데손보 360건으로 각각 지난해 연간 판매량의 절반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밑돌았다.

당초 손보업계 안팎에서는 단종보험대리점 및 설계사제도가 도입된 이달부터 애견보험 판매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종보험대리점 및 설계사제도는 특정 재화 또는 용역 제공을 본업으로 하는 자가 본업과 관련된 보험계약을 대리 체결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예를 들어 가전양판점에서 태블릿PC보험을, 여행사에서 여행자보험을 판매하는 형태다.

유형별로 대리점은 공통과목 8시간, 보험과목 2시간 등 총 10시간, 설계사는 공통과목 6시간, 보험과목 2시간 등 총 8시간의 교육을 보험연수원에서 이수한 뒤 손보협회에 등록해야 한다.

동물병원 수의사가 10시간의 교육을 받은 뒤 손보협회에 단종보험대리점으로 등록하면 애견보험을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애견보험의 새로운 판매 루트로 주목받았던 동물병원업계는 보험영업에 관심이 없는 상태다.

실제 이달 7일부터 24일까지 약 3주간 손보협회에 접수된 단종보험대리점 및 설계사 등록 신청은 단 1건도 없었다. 애견보험은 물론 단종보험 자체가 판매 후보자인 각 업권 관계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는 얘기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동물병원에서 애견보험을 판매하려면 판매자인 수의사나 직원이 나서야 하는데 사실상 관심이 없는 상태”라며 “애견보험을 판매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 소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손보가 계열사 롯데하이마트를 통해 판매할 계획인 연장보증(EW)보험 출시 작업은 뒤늦게 속도를 내고 있다. EW보험은 가전제품의 기존 사후관리(AS) 기간을 연장해주는 상품으로, 롯데하이마트의 각 지점이 단종보험대리점 역할을 하게 된다.

롯데손보는 당초 이달부터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사업성 검토 작업이 길어지면서 시기를 다음 달로 미뤘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 측과 판매 수수료에 대한 협의를 완료했다”며 “이르면 8월 초부터 롯데하이마트에서 EW보험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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