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 비중 64.1% “6년 來 최고치”

통화정책 정상화시 유로화 지속 약세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2009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던 전세계 외환보유액 규모가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미 달러화 강세 기조가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유로화는 약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 각국 중앙은행들이 통화별 비중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세계 외환보유액은 연평균 14.6%(7073억달러)의 증가세를 보이며 12조달러에 근접했으나 하반기 신흥국을 중심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선진국들은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 신흥국들의 감소세가 확대됨에 따라 전체적인 감소폭을 키웠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12조달러에 근접했던 전세계 외환보유액은 지난 1분기말 기준 11조4332억달러로 낮아졌다.

그러나 전체 외환보유액 가운데(통화별 구성이 확인되는 잔액 6조628억달러, 전체의 53%) 미 달러화 비중은 2014년 6월 말 60.8%에서 올해 3월 말 64.1%로 3분기 연속 증가해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반면 2013년 말 24.4%를 차지하던 유로화는 5분기 연속 감소해 최근 20.7%로 떨어지는 등 13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미 달러화 강세로 유로화 등 비(非)달러 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신흥국의 달러화 매도개입(자국통화 약세 대응)에 따라 외환보유액 감소가 이뤄진 측면도 있지만 상당부분은 달러화 이외 통화들의 동반 절하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것.

실제 1분기 중 유로화에 대한 자국통화의 절상을 방어하기 위해 스위스 중앙은행은 491억달러, 덴마크는 423억달러 상당의 유로화 자산을 매입한 바 있다.

또한 각국 중앙은행들은 달러화 환산액 감소분만큼 비 달러화 자산비중 축소를 통해 달러화 비중을 높이는 수동적 방법으로 통화별 비중변화에 대응해 왔다.

그러나 향후 미 통화정책 정상화 시 환율영향에 따른 외환보유액 감소 및 통화별 비중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바클레이스는 “2009년 이후 비중이 급속히 확대됐던 호주·캐나다 달러 등 상품·신흥 통화의 추가적인 비중 확대가 향후 어려울 전망”이라며 “앞으로는 미 통화정책 정상화의 영향을 확인하면서 유로화 매도에 나서는 등 보다 적극적 형태의 통화구성비 조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역시 과거 외환보유액 통화별 구성비중 조정이 주로 정책금리에 민감한 단기 금리차를 반영해 사후적으로 이뤄진 측면이 있었던 반면 미국 금리인상 이후 수년간은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연 500~1000억달러에 상당하는 유로화 자산을 매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 이상원 연구원은 “골드만삭스가 추정한 중앙은행들의 연간 유로화 매도 규모는 유로존 전체 연간 포트폴리오 투자 순유출 규모에 비견되는 수준”이라며 “외환보유액 통화별 구성비 조정은 중장기적 안목에서 이뤄지겠지만 절대규모가 큰 만큼 유로화 약세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중앙은행들의 중장기 수요 증대로 미 달러화 강세여건은 보다 뚜렷해지면서 준비통화로서의 달러화 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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