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박유리 기자> 최근 미국 벤처 투자가 닷컴버블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벤처 투자금액은 2013년 302억달러, 2014년 503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310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과 2014년 투자증가율을 적용했을 때 올해 연간 투자금액은 840억달러로 2000년 1050억 달러 이후 최대치다.

이 같은 미국 내 벤처 투자급증의 이유로 스타트업의 사업모델이 과거보다 다양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례로 IT산업에 투자가 집중됐던 닷컴버블 시기와는 달리 차량공유서비스 업체인 우버, 숙박공유 서비스 기업인 에어비앤비 등 다양한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해 전체 벤처캐피탈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증한 미국 벤처투자는 과거 닷컴버블 시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위험을 인식한 상태에서 수익성이 검증된 벤처 기업의 투자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

실제 벤처캐피탈에 투자하는 연기금이나 유한책임조합원은 닷컴버블 시기와 달리 검증되지 않은 기업에 투자를 피하고 있다.

유한책임조합원들의 경우 벤처투자에서 신뢰를 얻은 투자회사와 공동으로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며 자금조달 최종 단계에 대규모로 참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 내 벤처 투자 열기가 닷컴버블을 재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스타트업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돼 있고 짧은 투자기간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투자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금조달이 불과 몇 주에서 최소 일주일 내에 이뤄지는 등 투자자들이 기업정보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투자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것은 문젯거리로 꼽힌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벤처 사업 모델이 다양해지고 투자자들의 위험 및 수익성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기 때문에 2000년 닷컴버블과 상황이 다르지만 투자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에서 버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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