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커뮤니케이션 통해 ‘삼성DNA=카드업계 1위’ 목표 공유

새로운 시대 이끄는 힘은 ‘오픈 이노베이션과 조직의 집단지성’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필요하다면 똑같은 이야기를 열 번 이상 반복하더라도 리더의 의도를 정확히 조직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삼성카드인의 긍정DNA를 바탕으로 임직원 모두가 목표를 향해 한 뜻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비금융인 출신으로 금융회사의 CEO에 오른 삼성카드 원기찬 사장의 어록이다. 리더의 의도와 관련된 말은 지난 6월 한국인사관리협회 주최 ‘CHO포럼’ 강연에서 한 이야기이며, 긍정DNA 이야기는 올 1월 신년행사에서 직원들에게 한 이야기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목표의 공유
두 이야기의 공통점은 ‘정확한 목표의 공유’이다. 목표가 정확히 공유되어야 조직 전체가 동일 지점으로 움직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협업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리더의 덕목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포함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래서 원 사장은 정확한 의사 전달을 위해 필요하다면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정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서는 동일한 메시지를 반복해야 한다. 미국 공화당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프랭크 런츠는 그의 책 <먹히는 말>에서 메시지의 일관성이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인다고 말한다.

흔히 같은 말을 반복하면 듣는 사람이 넌더리를 낼 것이라고 생각하고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정치인은 물론 경영인들조차 착각하고 있는 대목이다. 화자는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지만 청자는 매번 다르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으며 만약 반복해서 듣게 됐다면 그만큼 중요한 메시지로 청자들은 해석한다는 것이다.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방법은 반복적인 메시지 전달을 통해 형성되는 것을 광고 CF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1943년에 제작된 “상쾌한 그 맛 코카콜라”는 수십년 동안 이 회사의 광고 카피로 이용돼 왔다.

#이노베이션
“현재 우리는 어떠한 기술과 산업이 융합될 지 모르는 통섭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다른 업종과의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과 집단지성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올 1월 신년 행사에서 원 사장이 말한 현실인식이다. 이 말은 현대 경영의 본질이 충실하게 담겨 있는 정의이자, 현대 경영의 난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든 경영인들의 고뇌 포인트이기도 하다.

버트란트 러셀은 “어떤 체제나 사상의 형성은 이론가의 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갈등하는 현실 속에서 실제로 행동하는 사람의 손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기를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은 학자가 아니라 실물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 특히 기업인들일 수 있다. 변화의 다양한 트렌드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섭을 말할 수는 있지만 그 통섭의 대상이 무엇인지 정의하기는 어렵고, 집단지성을 통해 다양한 모색을 하자는 그의 해법을 보여주고 있다.

“세상 일이 선형적으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변화는 거의 항상 놀라움으로 다가오게 된다.
연결은 우연으로 만들어진다. 사건의 결과를 의견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사람들이나 사물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모일 때 산수의 규칙이 바뀌어서 1더하기 1은 갑자기 3이 된다. 이것은 혁신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이다”

과학 저널리스트인 제임스 버크는 <커넥션>이라는 책에서 말하는 혁신의 과정이다. 전화가 발명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것이 방송에만 쓰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무선통신은 배에서만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전화와 무선통신의 쓰임새는 처음 그것을 생각해낸 사람들의 상상력에 제한돼 있지 않다.

#긍정 마인드의 전도사
“긍정 마인드로 사고방식을 바꾸니 열정이 더해져 더 노력하고 연구하게 됐고 재능을 겸비한 점문가가 될 수 있었다”

지난 해 9월 ‘열정락(樂)서’ 강연에서 원 사장이 자신의 후일담을 소개하면서 꺼내든 말이다.

상사맨을 꿈꾸던 20대의 원 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팀 발령으로 한 때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 때 이것을 극복하게 한 힘은 ‘긍정의 마인드’였다. 그 마인드 덕에 더 노력했고 그 결과, 남들이 보지 못하던 것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 ‘왜’라는 질문을 달고 덤벼들었고, ‘왜’의 답안을 찾는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는 인성을 키웠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그의 추천도서는 홍성태 교수가 쓴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이다. 이 책에 대해 그는 “마케팅에 대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내 생각들을 더 견고하게 만들어 준 책”이라고 말한다.

한 마디로 자신이 갖고 있던 생각을 체계적으로 잘 정리해준 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올 수 있는 말이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전자와 카드업은 큰 차이가 없다”였다. 그리고 그 생각을 실현하는 도구로 그는 ‘빅데이터’를 선택하고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조직원들에게 ‘삼성카드인의 긍정DNA’를 강조한다. 그것이 오픈 이노베이션의 토대가 돼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금융인 출신으로 CEO에 오른 회사원 신화, 원 사장에게 주목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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