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 - 유종일 교수 공동은행장

채무자 형편에 따라 빚 전액 및 93% 탕감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헐값에 거래되는 부실채권을 매입해 빚을 탕감해주는 ‘주빌리 은행’이 출범했다. 빚 때문에 목숨을 버리는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

주빌리 은행은 예금을 하거나 대출을 받기 위해 찾는 일반적인 은행이 아니라 장기 연체자들의 부실채권을 사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 은행이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KDI국제정책대학원 유종일 교수가 공동은행장을 맡아 활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이들은 1년 안에 1000억원의 채권 매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형편이 전혀 안되는 채무자들에게는 전액 부채 탕감을, 그나마 형편이 되는 채무자에게는 7%의 부채 원금을 갚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은행에서 돈을 빌려 3개월 이상 연체될 경우 그 채권은 손실로 처리돼 대부업체에 헐값에 매각된다. 이렇게 팔린 부실채권은 원금의 1~10%에 지나지 않지만 일부 대부업체는 원금뿐 아니라 연체이자까지 독촉해 받아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채무자들은 혹독하고 비인간적인 추심 압박을 받게 되고, 추심압박에 못 이겨 다른 빚으로 돌려막기를 하거나 자살을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주빌리 은행을 기획한 사단법인 희망살림 제윤경 이사는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채무원금의 7%만 갚으라는데 안 갚을 사람은 없다. 오히려 고마워할 것”이라며 “금융기관이 너무 쥐어짜니 채무자가 도망가는 것이다. 주빌리 은행은 철저히 채무자 입장에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사단법인 희망살림은 미국의 유명 시민단체인 ‘월가를 점령하라(OWS·Occupy Wall Street)’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7차에 걸쳐 792명의 채무자들이 지닌 51억원 상당의 채권을 매입해 소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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