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IT·제조업 등 11개 신규인가

새 플레이어 참여로 시장 개편 예상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민간이나 외국자본에 대한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던 인도가 모디 총리의 ‘친(親) 시장 정책’에 따라 최근 은행산업을 적극 개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랫동안 공영은행에 의해 주도되던 인도 은행업 구조가 새로운 플레이어들로 인해 개편될 전망이다.

지난달 19일 인도 금융당국은 저소득층, 이민노동자 등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금융서비스 확대를 위해 총 11개 기업에 ‘페이먼츠뱅크(Payments Bank)’라는 새로운 은행인가를 내줬다.

페이먼츠뱅크로 선정된 사업자는 통신·IT 5개사, 금융서비스 3개사, 섬유·제조 1개사, 공공서비스 1개사, 제약 1개사로 총 11개다.

이 중 바티에어텔(Bharti Airtel)과 보다폰인디아(Vodafone India)는 인도 내 1, 2위의 모바일통신사업자이며, 페이TM(PayTM)은 중국의 알리바바가 설립한 모바일결제업체로 대형 통신·IT기업이 대거 포함됐다.

페이먼츠뱅크는 지점, ATM, 모바일뱅킹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송금 및 지급 결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 고객 1인당 최대 10만루피(약 1532달러)의 예금을 수취할 수 있으며, 신용카드를 제외한 ATM·직불카드 발급이 가능하다. 다만 대출 등의 여신업무는 허용되지 않으며 요구불예금잔액의 75% 이상을 만기 1년 이내의 국채에 투자해야 한다.

모디정부는 페이먼츠뱅크뿐 아니라 지난해 민영은행 신규인가도 허용하며 은행산업 개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인도 중앙은행은 인프라개발금융공사(IDFC)와 반단파이낸셜서비스(Bandhan Financial Services) 2곳에 대한 은행 설립 권한을 부여했는데, 이는 10년 만에 이뤄진 신규인가다.

이와 함께 17개 지점, 55억달러 대출규모로 인도 내 해외은행 4위인 도이체방크(Deutsche Bank)뿐 아니라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 대형 글로벌은행이 인도 소매금융시장에서 발을 뺄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인도 정부의 금융산업에 대한 입장변화와 대형은행들의 사업축소, 비(非)금융기업의 진출 등은 인도 은행산업 구조 개편의 배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이휘정 수석연구원은 “이번 페이먼츠뱅크 인가는 인도 정부의 금융산업 개방 및 경쟁촉진 정책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비금융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며 “최근 민영은행 신규인가와 더불어 공영은행 중심인 은행산업에 구조개편의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영업 확대를 위한 신흥국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도 금융산업 정책기조의 전환은 모바일채널의 확산, 경쟁구도의 변화와 맞물려 후발주자인 국내 은행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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